<Lectionary에 의한 아침묵상, 2020. 10. 13용>
누가복음 11:37-41
“(41절) 그 안에 있는 것으로 구제하라 그리하면 모든 것이 깨끗하리라.”(개역개정)
식사하기 전에 손을 씻는 것은 위생을 위해 당연한 일입니다. 더구나 오른손으로 그저 음식을 주무르다가 먹는 풍습을 가진 중동지방의 사람들로서는 손을 씻는 것이 얼마나 위생을 위해서 좋은 일이겠습니까? 더구나 유대인들은 식사를 하기 전에 손을 씻는 것을 ‘거룩한 백성’들의 의무적 예절(또는 정결예식)로 지키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 예절을 지키지 않으셨습니다. 더더욱, 율법지키기를 철저히 하던 바리사이파 사람의 집에 초대되어 갔을 때에, 손을 씻는 정결예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단한 불법이었고 또한 예절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집주인인 바리사이파 사람은 주님께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결례를 왜 안 지키는가고 다잡아 물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때다’ 싶으셨는지, 아주 공격적인 어조로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하나 너희 속에는 탐욕과 악독이 가득하다. 어리석은 자들아, … 그 안에 있는 것으로 구제하라 그리하면 모든 것이 너희에게 깨끗하리라.” 하셨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식탁은 더럽기 한량없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첫째로 정의로운 방법으로 마련한 음식이 아니라는 것이었고, 두째로 가난한 사람에게 음식 나누어 주기를 인색하게 했기 때문에 그 음식은 깨끗하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주님은 식탁의 음식만 보셔도, 그 음식이 남에게서 강탈한 음식인지 아닌지를 아셨고, 노동력을 착취한 음식인지 아닌지를 아셨습니다. 아마도 탐욕 많은 그 바리사이파 사람의 식탁에서 별로 드실만한 음식을 찾지 못 하셨던 모양입니다.
이제 우리들의 식탁에서 우리가 감사기도를 드리기 전, 이 점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이 음식이 불의한 방식으로 벌어 온 음식이 아닌지”를 묻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더불어 같은 식탁에 앉지는 못했어도, 가난한 사람들의 끼니를 말이나 마음으로만 걱정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구제하면서 살아가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점에서 ‘오케이’ 싸인을 받고 나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우리가 수저를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도> 주님, 제 식탁의 음식들이 주님 보시기에 깨끗한 음식들이기를 바랍니다. 정당한 절차로 내 상 위에 올려진 음식이기를 바랍니다. 또 가난한 이웃들과도 함께 나누며 먹는 음식이기를 원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