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가에 심은 나무

<Lectionary에 의한 아침성경묵상, 2020-10-14용>

시편 1편 3절: “그에게 안 될 일이 무엇이랴! 냇가에 심어진 나무 같아서 그 잎사귀가 시들지 아니하고 제 철 따라 열매 맺으리.”

제 할아버지는 제 아버지가 세 살 때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올망졸망한 네 남매와 유복자를 남겨 두고 세상을 뜨셨습니다. 그때 제 할머니는 35세의 젊은 나이였습니다. 평안남도 용강의 한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시며 다섯 남매를 키우시던 할머니는 일구월심 다섯 남매를 똑똑히 키우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근 마을에서, 당시 유명한 부흥사인 김린서목사의 부흥회가 있다고 해서 거기 참석했다가 은혜를 받고, 기독교인이 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기독교인이 되며 제일 먼저 실행한 것이 집 뒷곁에 있는 사당을 없애는 일이었습니다.

말 잘 듣는 제 아버지와 더불어, 어느 날 아침 사당의 일습 기물들을 다 꺼내서 불을 태우고 말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수상하게 생각한 동네 어른들이 와서 보니 가관이었습니다. 사당의 물건들이 잿더미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마을은 덕수 이씨 종씨들이 모여 사는 동네였기 때문에 일가 어른들이 모여들어 노발대발했습니다. 당장 동네를 떠나라고 을러댔습니다.

47세인 제 할머니는 다섯 남매를 데리고 동네를 빠져 나와서 타박타박 걸어 평양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말로만 듣던,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숭실중학교를 찾았습니다. 학교 정문에서 머지않은 곳에 매물로 나온 집이 있어서 그 집을 일부 외상으로 사셨습니다. 그리고는 그곳에서 학생하숙집을 경영했습니다. 그곳이면 다섯 남매를 기독교신앙으로 제대로 공부시킬 수 있겠다는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세 아들을 숭실중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참으로 궁핍한 가운데서도 끝끝내 세 아들을 모두 공부시키셨습니다.

할머니는 소학교 문턱에도 못 가 보신 분이셨는데, 자녀들을 기독교신앙에 입각한 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노고를 사양치 않으시고 이 일을 이루셨습니다. 이리하여 저희 집안은 대대로 기독교 집안이 됐습니다.

진정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사는 사람은) 냇가에 심어진 나무 같아서 그 잎사귀가 시들지 아니하고 제 철 따라 열매 맺으리” 하신 말씀은 진리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 가정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양육되는 가정이 하셔서, 냇가에 심어진 나무처럼 영적으로 번성하는 가정이 되게 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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