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빌립보서 1장 4-5절: “간구할 때마다 너희 무리를 위하여 기쁨으로 항상 간구함은 너희가 첫날부터 이제까지 복음을 위한 일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개역개정)
여러 해 전, 제가 베트남에서 만난 사람은 ‘또안하이’라는 이름의 전도자였습니다. 그 분은 갓 출옥한 분이었습니다. 그가 8개월 동안 감옥에 가 있게 된 연유를 다음과 같이 제게 들려 주었습니다.
그가 성경을 통독하다가 빌립보서에 이르렀습니다. ‘기쁨’, ‘기쁜’ 등의 ‘기뻐하다’ 동사에서 파생된 단어가, 4장 밖에 안 되는 빌립보서에 열 여덟 번이나 적혀 있었습니다. 왜 바울이 이토록 기뻐했나, 더구나 이 빌립보서를 쓸 때, 그가 감옥에 갇혀 있었는데, 어떻게 이처럼 기뻐했단 말인가, 이런 생각에 잠겨, 빌립보서의 맥락을 다시 자세히 짚어 보니,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속의 십자가를 지심으로 우리가 구원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에 그만 가슴 벅차게 감사한 생각이 들면서,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답니다.
그래서 곧장 집 바깥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집 앞에 조그마한 공원이 있었는데 거기서 만난 한 청년에게 “당신에게 내가 기쁜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하고는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했습니다. 열띤 대화가 오가는 중에 그만 또안하이 씨는 그 청년에게 자기가 가지고 있던 성경을 주었습니다. 이것이 마침 그곳을 지나던 경찰의 눈에 들키고 말았습니다. 베트남에서는 거리에서 전도하는 것이 법으로 금해져 있습니다. 심지어 성경책을 건네었으니, 완벽한 현행범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체포되어 8개월을 감옥에 갇혀 살았습니다.
감옥에 들어가면서 그는 하나도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참된 기쁨을 전하다가 감옥에 온 것을 그는 기쁘게 여겼습니다. 더구나 전도 대상을 오붓하게 모아 놓은 감옥은 전도의 최적지이기도 했습니다. 찬스를 만난 것입니다.
감옥에서는 음식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약혼자가 수시로 쌀과 채소를 가지고 찾아 주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은 반입하는 배추 한 복판에 구멍을 뚫어 거기다 작은 신약성경책을 숨겨서 넣어 주었습니다. 계속해서 성경, 찬송가가 반입되어 들어오면서, 그는 매일 다른 수감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식사도 나누면서, 이윽고 함께 지내던 수감자들이 모두 한 회중이 되어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가 복역기간을 마치고 출옥할 때에는 수감자들과 함께 송별예배까지 드리고 나왔습니다. 기뻐하면, 더 큰 기쁨을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님께서 주신다는 사실을, 저도 그의 간증을 들으면서 다시 믿게 되었습니다.
<기도> 주님, 무슨 일을 당해도 주님께서 주시는 상황으로 알고 감사하며 기뻐하도록 도와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