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2장 33절: “너희는 있는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해어지지 않는 돈지갑을 만들고 축나지 않는 재물 창고를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들거나 좀먹는 일이 없다.”(공동번역)
자신의 의식주 생활을 절약해서라도 큰 돈을 만들어 사회에 기여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대단한 분들입니다. 위대한 분들입니다.
제가 알았던 한 신자 할머니는, 영감님이 그만 제 집 살림마저 돌보지 않고 둘째집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속을 썩다 못해서 나가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남대문시장에서 장사를 해서 큰 돈을 벌었습니다. 그래서 영감님 모르게 땅 투자도 했습니다. 1980년대에 그의 소유가 수십 억 규모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간암 말기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몸이 이제는 재기불능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죽었다가는 몰래 감추어 두었던 땅이 그대로 영감님의 재산이 될 터이니 그것 가지고, 그 ‘여우 같은’ 여자와 잘 먹고 잘 살 생각을 하니 분통이 터졌습니다.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자신의 명의로 된 그 땅을 불쌍한 미혼모들을 보호해 주는 모자원을 세울 갸륵한 계획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몇 사람을 초청했습니다. 병상을 찾아간 저희에게 그 뜻을 전해 주었습니다.
저희는 서류를 꾸며서 그가 도장만 찍으면 그의 뜻이 이루어지게끔 문서를 갖추어 놓고 기다렸습니다. 다시 연락이 있어서, 병상에 여전히 있는 그를 찾아 갔더니, “병세가 오르락 내리락 하니 조금만 기다려 주면 병세가 좀 가라앉는 날, 문서를 잘 보고 직접 처리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자고 약속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얼른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를 문서만 들고 병상을 찾아 다니기를 거듭하던 어느 날, 한 밤 중에 연락이 왔습니다. 그만 그 할머니가 운명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작성했던 문서가 다 휴지가 된 건 별 것 아니지만, 그 할머니가 걱정하셨던대로 그 땅은 ‘미워 죽겠던’ 영감님의 재산으로 자동 명의변경이 된 것을, 저는 지금도 아쉬워합니다.
이렇게 미완성으로 끝나는 꿈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습니다. 살아 숨쉬고 있는 오늘 꿈을 실현하세요. 오늘은 이름도 유명한 ‘시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우리 인생에도 마지막 날이 오리라는 경고의 싯귀가 아닐까요?
<기도> 언제 오실는지 모를 예수님이시여, 주님 오시기 전에, ‘해어지지 않는 하늘의 돈지갑’ 꿈을 이루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