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예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4장 26-27절: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개역개정)

예수님은 우리들의 영원한 스승이십니다. 스승이라 하면 영어나 수학을 가르치시는 분도 스승이겠지만, 지식이 아니라, ‘정체성’ 과목을 가르치는 스승이 참 스승일 겁니다. 왜 사느냐, 어떻게 살아야 옳으냐, 왜 ‘스승님처럼’ 살아야 하는 것이냐, 이런 내용들을 총괄해서 ‘정체성’교육이라고 하겠지요.

정체성 교육에 있어서, 대가 중의 대가인 분이 우리 주 예수님이십니다. 복음성경을 보면 우리 정체성을 가르치기 위해서 사용하신 여러 가지 독특한 용어들이 나옵니다. 가령 ‘하나님의 자녀’, ‘빛의 자녀’,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흙 속에서 썩는 밀알’, ‘주님의 제자’ 등등 우리들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어휘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도, 오늘 본문에 나오는 ‘내(주님의) 제자’라는 용어를 잠시 생각해 봅니다. ‘아무개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스승이 지향하는 방향과 방식으로 살아가고, 그러기 위해서 스승이 목표로 하던 것을 목표로 삼고, 매일 매순간 이렇게 살기 위해서 분투노력하다가 일생을 마칩니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성령을 통해서 가능하게 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더구나 주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 처자, 형제,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셨는데, 본능적으로 사랑을 하게 되어 있는 이 관계들까지도 주님의 일을 위해서 모두 단절하는 각오가 없이는 주님의 제자가 못된다는 말씀이니, 얼마나 무서운 말씀입니까? 더 나아가서, “주님의 제자가 되려면, 십자가를 질 각오를 해야 한다”(27절) 하셨습니다.

십자가는 형틀인데, 그걸 지라는 겁니다. 이건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세상이 주는 형벌입니다. 세상은 아직껏 하나님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이같이 대접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광을 받을 기대는 하지 말고, 도리어 수치와, 냉대와, 거절과, 학대를 받을 각오를 하라는 것입니다. 스승 예수님처럼.

심지어 눅14:33에서 재차 강조하시기를, “누구든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하셨으니, 그렇게까지 하면서 과연 주님의 제자가 될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는가 말씀입니다. 이 ‘불가능의 가능’을 제시하시는 우리들의 스승 예수님은 도대체 우리를 어떤 인간으로 만들어 가시려는 분이신 것입니까?

초인? 예, 초인을 지향하라고 하십니다. “낙타가 바늘 귀로 빠져 나가는” 기적을 이루어내시는 분은 스승 예수님이시므로, 우리는 다만 뜻만 분명히 세우라고 독려하고 계십니다. 주님의 권유에 다만 순종으로 따르는 이들은 주님의 제자가 됩니다. 주님은 재주 있는 사람, 경력자, 문벌-재벌-학벌 소유자를 구하시지 않고, 오로지 믿음의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기도> 주님, 우리는 주님의 부족한 종들입니다. 주님의 뜻이 우리들을 통하여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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