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너희 가운데 있다”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7장 21절: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개역개정)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가 무슨 뜻이냐를 가지고 논쟁이 지금껏 계속됩니다. 첫째 무리는 “우리 마음에 하나님 나라가 임했다”는 뜻으로 푸는 분들입니다. 두째 무리는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 안에 하나님 나라가 형성된다”는 뜻으로 푸는 분들입니다. 세번째 무리는, “하나님 나라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셨으니,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졌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다” 이렇게 푸는 분들입니다. 교회에서 어느 것이 맞느냐 다수결을 하자고 하면, 거의 동수의 사람들이 이 세 가지 의견으로 나누어져 손을 듭니다.

이 논쟁은 끝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쪽을 주장해도 그것은 결국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마음으로 임하시는 것’이라고 주장을 해도, “너는 네 마음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졌느냐?”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고, ‘믿음의 공동체로임하시는 것’이라고 주장을 해도 “그래서 너는 지금 믿음의 공동체 속에 하나님 나라를 섬기듯 섬기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것이고,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셨으니,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 것’이라고 주장을 해도 “그래서 너는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며 따르는 백성이 되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작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고 하신 말씀에 ‘아멘’하고 믿는 분들은 이 세 가지 가운데 어느 것 하나를 가지고 다툴 필요를느끼지 않습니다.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내 마음에 나의 임금으로 모셨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믿음의 공동체가 비록 나약하더라도, 하나님의 나라가 지금 여기서 이루어져 가고 있다고 믿으면서 ‘믿음의 공동체를 섬기면서 살아갑니다.’ 결국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하나님 나라의 왕을 섬기며 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의 주권은 가시적인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하나님의 나라는 이 세상에 실재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제 할머니는 일자무식 촌노이셨습니다. 하지만 나이 40에 예수 믿고 평생을 하나님 한 분만 섬기시며 사셨습니다. 그런 분들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임해 오시는’ 것이든, ‘공동체에 임해 오시는’ 것이든, ‘왕이 계신 곳에 그분의 나라가 형성되든’ 이 모든 관념적인 주장들은 힘을 잃습니다. ‘그리스도 왕’의 명령 밖에는 어떤 권위도 인정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하나님의 나라가 ‘그저 실제’(real)이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님, 나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향하여, ‘나의 하나님, 나의 임금님’ 부르짖으며 엎드려 경배함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제 속에, 제 공동체에 날마다 굳세게 자리잡기를 소원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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