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안 하는 하느님의 백성도 있다?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8장 2-7절: “어떤 도시에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 보지 않는 재판관이 있었다. 그 도시에는 어떤 과부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늘 그를 찾아 가서 ‘저에게 억울한 일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하고 졸라댔다. 오랫동안 그 여자의 청을 들어 주지 않던 재판관도 결국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 보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 과부가 너무도 성가시게 구니 그 소원대로 판결해 주어야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꾸만 찾아 와서 못 견디게 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고약한 재판관의 말을 새겨 들어라. 하느님께서 택하신 백성이 밤낮 부르짖는데도 올바르게 판결해 주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그대로 내버려 두실 것 같으냐?”(공동번역)

하느님께 간구하면 반드시 하느님께서 들어 주신다는 확실한 약속의 말씀입니다. 누가 간구하면? ‘하느님께서 택하신 백성’이 간구하면 말이죠.

“목사는 택하신 백성이 아니에요? 주교는 택하신 백성이 아니냐고요”. ‘(유구무언)’. “왜 간구하지 않으세요?” ‘에에, 제가 간구하지 않는다고요?’. “그렇지요. 지금 세계가 다 코로나19로 지난 한 해를 죽어가고 있는데, 왜, 모르세요? 당신도 마스크를 하고 있지 않아요? 목사(주교)라면서 왜 기도 안 하세요? 어려운 일 당하면 기도하라고 맨날 말하던 사람이 누구에요? 당신이 그러지 않았어요? 왜 이 상황이 그렇게 가볍게 보이세요? 당신의 하느님이 그렇게 굉장한 신이라면 좀 기도하란 말입니다. 할 말이 없으니까 마스크 끼고 숨어 다니는 거에요?”

저는 지금 이렇게 마스크를 끼고 숨어 다니는 ‘가짜목사, 가짜주교’로 세상에 알려져 있습니다. ‘하느님께 속한 사람’으로 행세를 하던 사람들이 왜 기도를 하지 않는지 답답해 하시던 예수님께서 ‘가짜 같은 진짜 재판관’의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제발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알아 달라”고 하소연 하시며, 기도를 권유 하시던 말씀을 이 아침에 읽습니다. 말씀을 진정 ‘새겨 들어야’(18:6) 합니다. 기도 안하는 세태를 탓할 것이 아니라, 회개 안 한다고 세태를 탓할 것이 아니라, 목사가, 주교가 기도 안 하는 것을 탓해야 하는 때인 것을 인정합니다.

<기도> 주님, 살려 주세요. 성직을 맡고 있는 제가 죄인입니다. 회개할 줄 모르는 제가 죄인입니다. 기도 안 하는 제가 사기꾼입니다. 주여,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밤낮으로 부르짖어 중보의 기도를 하겠습니다. 권능의 손으로 저희를 돌보아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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