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21장 34-36절: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과 쓸 데 없는 세상 걱정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 날이 갑자기 닥쳐 올지도 모른다. 조심하여라. 그 날이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덫처럼 들이닥칠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앞으로 닥쳐 올 이 모든 일을 피하여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공동번역)
여러 해 전 일입니다. 지리산 중턱에서 회의가 있어서 성직자들이 모두 거기 참석했습니다. 급한 일로 먼저 하산할 분들이 저녁 녘에 함께 떠났습니다. 기사가 운전하는 차에 성직자들 셋이 탔습니다. 산길을 내려 오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큰 길에 다다랐을 때에 길이 아주 미끄러워졌습니다. 언덕길을 내려가던 차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으니까, 차가 멎지를 못하고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우리는모두 당황해서 제 각기 뭐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행히도 차는 가드레일에 부딪치며 우리는 모두 살았습니다.
다시 차는 떠났고, 우리는 그 당황스런 순간에 각기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말했습니다. 저는 오른쪽 비탈길에 차가 굴러 떨어지면 우린 모두 죽는다고 생각하면서 오른쪽 언덕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했습니다. 제 곁에 앉은 성직자는 다른 차와 부딪히면 어쩌나 하며 길 앞뒤를 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했고, 앞자리에 앉았던 성직자는 평소 운전습관대로 자기 오른 쪽 손으로 브레이크 잡는다고 브레이크가 있지도 않은 오른 편을 더듬고 있었다 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웃었습니다. 다음에 우리는 기사에게, 그 때 어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분 대답이 “저는 기도했어요.” 했습니다. 성직자라는 저희 세 사람은 모두 너무나 부끄러워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말세의 징조들을 보게 되면, 세 번째로 유념해서 할 일이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하셨습니다.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 깨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마는, 생리적으로 가능한가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잠을 자기도 하고, 걸어 다니고, 일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기도는 눈을 감고 하는 기도만 기도가 아닙니다. 눈을 감지 않고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혼자 마음 속으로 기도할 수도 있고, 바쁘게 일하면서도 기도할 수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말세에는 미혹하는 마귀가 더욱 사납게 활동을 하므로, 하나님의 자녀들은 미혹 당하지 않도록 영혼이 늘 깨어 있어야 하는데, 깨어 있으려면 기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자 분들은 갑자기 놀랄 일을 당하면, ‘엄마’ 하고 엄마를 부릅니다. 아이들도 그렇고, 어른들도 그렇습니다. 늘 엄마와 마음으로 소통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항상 하나님과 소통하고 살면, 입에서 자연히 “하나님, 살려 주세요” 라고 기도가 나오게 되리라고 봅니다.
정신과 의사들은 세상 사람들의 중독증세를 많이 걱정합니다. 술중독, 담배중독, 마약중독, 게임중독, 일중독, 공부중독, 정치중독, 연애중독, 미식중독, 돈중독, 컴퓨터중독, TV중독, 스마트폰중독, 출세중독, 인기중독, 쇼핑중독, 영화중독, 폭력중독(가학중독과 피학중독), 자학중독,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중독증세가 사람을 못살게 군다고 합니다. 이래 가지고야 어떻게 “이 모든 일을 피하여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24시간 365일 하나님과 소통하며 사십시다.
<기도> 주님, 주님과 늘 소통하며 살기를 원합니다. 주님을 향하여 제 영혼이 늘 달려가게, 성령님,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