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9장 37-38절: 그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 그러므로 너희는 추수하는 주인에게 일꾼들을 그의 추수밭으로 보내시라고 청하여라.” (새번역)
현직에 있을 때였습니다. 새까만 후배 성직자가 제게 와서 ‘복음학교’라는 프로그램에 갔다 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신학교 학부 4년, 신대원 2, 3년 다녔어도 배우지 못한 기독교 신앙을 5박 6일 동안에 제대로 배웠다고 했습니다. 저는 바로 그 6, 7년 동안 그 분을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책임을 맡았었기 때문에, 아무 말은 못했어도,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은퇴 후에 강원도 예수원에 가서 지내는 동안, 그곳에서 개최되는 ‘복음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배의 말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될 만큼 큰 감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모든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주최측에서 부탁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기도의 약속이었습니다. 세계복음화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세계기도정보’라는 두툼한 기도책을 가지고 날마다 자기가 정한 시간에 릴레이로 기도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저는 새벽시간을 택해서 ‘24365’, 24시간 365일을 쉬지 않고 계속되는 기도를 바치고 있었습니다.
추수꾼을 보내 달라는 기도를 매일 하면, 나중에는 누가 가게 되겠지생각하는 사람은 믿음이 좋은 사람들이고, 저처럼 누가 갈 것인가, 답답하구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믿음이 약한 사람이겠지요? 저는 기도를 하다 또 하다, “아예 내가 가자” 이렇게 결론이 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2010년에 몽골로 가, 한인선교사가 세운 대학교에서, 저는 대학과정, 제 아내는 초중고 과정에서 교사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중국으로 가서 성공회를 섬기는 일도 하게 되었고, 선교회의 도움으로, 중국, 네팔, 베트남에 성공회 형성을 위해 일하게 되었는데, 모든 과정마다 주님이 하신 일이었습니다.
결국 주님께서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추수의 주인 되시는 주님, 일꾼들을 보내 주소서.” 라고 기도하라 하신 말씀은, 그 기도의 끝에 기도자 자신이 추수꾼이 되어 달라는 부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기도> 추수밭의 주인이신 하나님, 저희가 부족한 일꾼들이오나, 성령님께 의지하오니, 주여, 저희들을 불러 써 주소서. 특별히 코로나 상황에서도 복음의 길이 막히지 않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