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족보를 들여다 보면..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1장 1-3절: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을 낳고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 (개역개정)

저는 족보가 없습니다. 물론 본적지인 평안남도 용강군에는 제 선조들의 족보가 있겠지요. 하지만 피난살이 70년에 그런 족보 없이 살아서, 예수님의 족보를 읽으면 신기합니다. ‘누가 누구를 낳고’ 식의 건조한 족보이지만 주님의 족보를 읽으면서 느껴지는 점이 있어서 몇 말씀 드립니다.

하나는, 다윗왕조의 후손으로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고 소개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아버지 요셉까지는 직계일는지 몰라도, 예수님께서 요셉의 피를 받은 것은 아니니까 후손이라고 볼 수는 없지요. 이렇게 해서라도 왕손으로 태어 나셨다는 것을 주장하려고 다윗왕의 족보에 주님의 이름을 실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옛 예언 즉 ‘다윗의 자손 중에 한 다스릴 자가 태어난다’는 예언(미가서5:2)이 이루어졌음을 증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니까 다윗왕의 후손이어서 예수님이 영광을 입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그 족보에 탄생하셨으므로, 다윗왕조가 영광스럽게 된 것입니다. 다윗왕을 이은 왕들이 대부분 하나님을 거역한 왕들이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후손이 되는 불명예를 사양하지 않으셨습니다.

또 한 가지는 예수님의 족보에 다섯 명의 여인들의 이름이 실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기 시아버지와 몸을 섞은 며느리 다말, 기생이 직업이었던 라합, 외간 남자의 침실에 밤중에 기어든 룻, 남편이 전장에 나간 틈에 다윗왕의 후실이 된 밧세바, 그리고 처녀의 몸으로 메시아를 잉태한 마리아, 이렇게 다섯 여자 이름 만이 실려 있습니다.

모두 정상적인 절차로 이 족보에 오른 사람들은 아닙니다. 괴이한 사연으로 이 족보에 오름으로 족보가 불명예스럽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태복음의 저자는 그들의 이름을 일부러 밝히고 있습니다. 무슨 의도일까요?

인간 세상은 사실 다 뒤집어 놓고 보면, 뒤틀리고, 더럽고, 냄새나는 집구석들이지만, 주님께서는 마다하지 않으시고, 이 시궁창 같은 세상 속으로 들어오셨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저희를 구원하시기 위해 주님은 온갖 너절한 일을 다 당하셨습니다.

<기도> 사랑의 예수님, 송구스런 마음으로 저의 가장 귀하신 분으로 제 안에 맞아들입니다. 주님, 제 누추한 삶으로 들어 오셔서 주인이 되시고, 저의 임금이 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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