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16장 25절: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개역개정)
만리장성을 가 본 적이 있습니다. 진시황이 정말 엄청난 일을 해 놓았습니다.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그런 힘든 일을 했겠습니까? 안 하면 죽인다고 하니, 목숨 붙어 있으려고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해 놓은 것이지요.
저는 성곽 위에 서서, 장성이 진시황의 업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가 징기스칸을 얼마나 두려워했으면, 이 거대한 성을 쌓을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에 한참 북녘의 몽골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인간이 ‘죽고 싶지 않으면 해라’고 하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이런 불가사의한 일도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은 죽음을 무서워합니다. 죽인다면, 차라리 만리장성을 쌓더라도 사는 쪽을 택하고, 죽인다면, 차라리 불명예스러워도 생육신이 되고, 죽인다면, 차라리 바랑 메고 걸식을 하고, 비록 벨사살임금의 노예가 되더라도 살아남는 편을 택합니다.
이것이 인간입니다. 그런 인간에게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하셨으니, 예수님께서 바라실 만한 것을 바라신 걸까요? 인간을 그렇게도 숭고하게 보셨는가 말씀입니다.
저는 한때 ‘성인전’을 편저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일을 하며 성인들의 생애를 보니까, 주님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분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청년 때에 그런 엄청난 결의로 인생을 마친 분들이었습니다.
우리 인간들은 하늘나라의 기억을 지니지 못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창세 전부터 영원한 나라에 계시다가 거기서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이런 확신 있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자는 잃을 것이라”고. 이 신념이 우리 인간들의 신념이 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알려 주신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의, 하나님의 계획, 하나님의 사랑의 가치를, 생명 바쳐 드러낼 수 있는 분들 만이 주님을 위해서 죽더라고요.
<기도> 주 성령이시여, 저희가 하나님의 의, 하나님의 사랑을 귀하게 여긴 나머지, 저희 자신의 생명보다도 하나님의 것들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도와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