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는 하느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장 51절: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공동번역)

15년 전에 저는 서울A병원에 한 달 동안 입원한 일이 있었습니다. 의사도, 간호사도, 기술직 직원도, 사무 직원도 모두 얼마나 친절한지요. 저는 크게 감동 받았습니다. 퇴원을 한 이후에도, 그들의 친절이 그리워서, 제가 병이 없는데도 다시 입원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노라면, 불친절한 사람들을 만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에 똑같이 응대하지 않고, 겸손하게 반응하기란 힘든 일이지요.

백성이 뽑아 줘서 높은 자리에도 앉게 되고, 사람들이 키워 줘서 대접 받는 사람이 됩니다. 그 누구든 교만해도 괜찮은 사람은 없습니다. ‘안하무인’ 즉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사람을 교만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 자신을 돌이켜 보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저를 바라보고 있는지 제가 의식을 못하고 살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잘못을 범하게 되는 것이지요.

2천 년 전, 성모이신 마리아는 교만한 사람들의 횡포에 많이 시달리시며 사셨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어버리는 일’이, 메시아께서 세상에 오시면 먼저 하실 일이라고 마리아가 꼽게 되었습니다.

제가 어느 나라에 갔을 때, 기차역에 기차를 타려고 밀려드는 승객들이 너무 많아서 역원들이 그들을 통제하느라고 기다란 대나무를 가지고 나와서 그들의 머리 위로 휘젓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맞을 뻔했습니다. 그 장대에 머리를 맞지 않으려고 모두 역사 뜰에 철퍼덕 앉았습니다. 자기 돈 내고 기차표를 산 승객들인데도 그렇게 개 돼지 취급을 당하고 있더라고요. 그게 나라입니까?

정말 ‘사람이 먼저’ 라는 말은 좋은 말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그렇게 삽시다.

<기도> 교만한 사람을 흩으시는 하느님, 저희가 사람 앞에서도 겸손하고, 하느님 앞에서도 겸손한 마음으로 살 수 있게 성령으로 인도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