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를 걷기, 물 위를 날기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가복음 6장 48절: “바람이 거스르므로 제자들이 힘겹게 노 젓는 것을 보시고 밤 사경 쯤에 바다 위로 걸어서 그들에게 오사 지나가려고 하시매” (개역개정)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셨다는 놀라운 기록을 읽으면서, 우리들도 호기심을 가집니다. ‘나도 물 위를 걸을 수는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보는 겁니다. 물론 예수님은 얼마든지 기적을 행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렇지만 복음서를 조심스럽게 읽으면, 예수님께서 자신의 필요를 위해서 기적을 행하신 일은 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기적들은 치유의 기적이었는데, 치병은 모두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 때문에 행하신 기적이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이루신 기적들, 말하자면, 떡 다섯 덩어리와 생선 두 마리로 장정만도 5천 명이나 되는 큰 무리를 배불리 먹이신 기적이라든지, 또는 이미 천상에 오르신 모세나 엘리야 같은 옛 사람들과 나란히 서서 주님께서 말씀을 나누시는 장면이라든지, 이런 초월적인 기적들의 취지를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런 기적은 무슨 인기 몰이를 위해서 하신 일이 아니셨습니다. 천상의 존재이신 예수님께서 될수록 하늘의 신적 능력은 감추며 사셨습니다. 가끔 신적인 능력이 인간에게 노출된 일도 있었습니다마는 이것은 믿음 없는 우리들을 위해서 보여 주신 기적들이었습니다.

새벽 3시 무렵에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이 타고 가던 배를 따라가신 이유는, 성경본문에 말하기를, 제자들이 탄 배가 역류를 만나 쩔쩔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빨리 도와 주시려고 그러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슈퍼맨처럼 날아가실 수가 없으셨겠습니까? 다만 상황에 맞는 정도로 방법을 택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기적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입증하실 생각은 없으셨습니다. 또 기적으로 사람들을 회유하실 생각도 없으셨습니다. 다만 인간을 향한 사랑 만이 인간을 변화시키며 감화시키는 것임을 아 셨습니다. 그래서 평생 사랑의 삶으로 일관하셨으며, 주님은 십자가 위에서 수난하심으로 사랑의 극치를 보여 주셨습니다.

<기도> 사랑의 주님, 저희 죄인들이 사랑의 주님을 보고서 주님이 저희의 구세주가 되심을 깨닫습니다. 저희들도 성령 안에서 사랑의 삶으로 그리스도의 자녀 됨을 증거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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