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가복음 6장 2-3절: 안식일이 되어 회당에서 가르치시자 많은 사람이 그 말씀을 듣고 놀라며 “저 사람이 어떤 지혜를 받았기에 저런 기적들을 행하는 것일까? 그런 모든 것이 어디서 생겨났을까? 저 사람은 그 목수가 아닌가? 그 어머니는 마리아요,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유다, 시몬이 아닌가? …” 하면서 좀처럼 예수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공동번역)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그리운 고향 땅을 밟았을 때, 심한 푸대접을 받았습니다. 다른 곳에서 처럼 병자들을 고쳐 주시고, 안식일에 정든 회당에서 설교도 했습니다. 권위가 있었습니다. 오랜 만에 보는 예수님의 곁에는 항상 그의 제자들이 둘러 싸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메시아’라고 믿으며 떠받들고 있었습니다.
고향 사람들은 놀랐지만, 인정을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 자가 내 의자를 짜 주던 목수였는데, 이젠 목수 안 하겠다나?”, “코 쫄쫄 흘리고 다니더니, 꽤 컸는 걸, 제자도 뒀어?”, “오래 살고 볼 일이군, 그가 병 고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대?”, “설교는 잘 하더구만. 그렇다고 그를 메시아라고 한다니, 아니, 우리 옆집에서 메시아가 났단 말이야?” 이런 푸대접을 받았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동창이 장관이 되었다면, 그를 칭찬하십니까, 아니면, “그놈 나한테 많이 맞았지” 하면서 얕잡아 보십니까? 같은 동네 청년이 큰 상을 받게 되면, “아쭈, 제 법인데. 시궁창에서 용 났어!” 이러시지는 않습니까?
사람을 그의 과거나 현재에다 가둬 놓지 맙시다. 그를 양육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를 당신의 용도에 맞게 키우시고, 원하시는 자리에 앉게 하셔서 큰 역사를 맡기시는 분, 곧 하느님께서 그 모든 일을 이루시고 계십니다. 내일을 향해 사람을 놓아 줘야 합니다.
살인자 모세를 40년이 지나도록 살인자의 범주에 가두어 놓으면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 그를 변화시켜 쓰고 계십니다.
‘율법주의 꼴통 사울’을 영원히 그 타이틀로 보시면 안 됩니다. 그가 이제 세상 누구도 당하지 못할 ‘복음의 사도’ 바울이 되었습니다.
동네 주먹으로 밤골목을 누비고 다니던 프랜시스를 십 년, 이 십 년이 지나도록 골목대장으로 보시면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 아주 긴한 용도에 그를 쓰십니다.
바람둥이 어거스틴을 고쳐서 교회의 어른을 만드신 하느님께 “그를 쓰셔서는 교회의 인상을 버린다”고 불평을 하시면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양육의 하느님이시고, 내일을 향해 소망을 가지시는 하느님이시며, 사람을 세우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인사관리’를 얕잡아 보아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은 크고 위대한 사랑의 교육자이십니다.
<기도> 저를 저의 과거에 가둬 두기를 바라지 않으시는 사랑의 주님, 저도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하느님의 용도대로 쓰임 받게 양육하고, 세워 주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