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시편 51편 11절: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개역개정)
제가 일곱 남매의 둘째로 자라났습니다. 항상 집안이 북적북적했습니다. 그리고 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각자는 때로 우울해지는 날이 있었지요. 저도 그런 날이 종종 있었으니까요.
다른 가족들이 웃고 떠들어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들리지도 않고, 밥상에 둘러 앉았어도, 밥맛이 시들했습니다. 그건, 제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을 의미합니다. 아주 중대한 일이 발생했거나, 아니면 그냥 흘러버릴 수 없는 저 나름 심각한 일을 당했을 경우에 제 정신은 거기 가 있고, 지금 집안에 있는 나는 건성으로 가족들을 바라보고 있는 겁니다.
우리들의 예배가 힘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건 대부분 예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예배를 드리는 나 자신의 마음을 가로막고 있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경우, 회개하지 않은 죄가 나를 가로막아서, 내 영혼이 주님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아무리 그가 드리는 제사에 집중하려고 해도, 집중할 수 없는 방해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아 장군을 죽게 하고, 그의 아내 밧세바를 교활하고 잔인하게 빼앗은 일 때문이었습니다. 다윗의 마음에서 이 일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 죄가 늘 실상으로 눈 앞에서 떠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는 괴로워했습니다. 아무리 예배의 경건함을 회복하고, 과거의 예배의 감격을 회복하려 해도 회복되지가 않았습니다.
이것을 회복한 것은 나단 선지자를 만나 회개하던 때의 일이었습니다. 일반 국민들은 모르고 있는 죄상을 선지자 나단에게서 낱낱이 고발 당하던 다윗은, 왕좌에서 내려와 나단 앞에 거꾸러져서 통절히 회개했습니다. 몸부림 치며 회개했습니다. 밧세바와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을 잃은 날에도 또 회개했습니다.
그가 다시 예배에 나아갔을 때, 그는 감격했습니다. 자신의 죄 많은 입술로 부르는 찬송도 주님의 보좌 앞에 전해지는 찬송이 되는 기쁨을 얻었고, 그 지루했던 기나긴 제물이 타는 시간도 주님께서 흠향하시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마음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윗은 아마도 이 시편 51편을, 그가 회개한 후 주님 앞에 첫 제사를 드리던 날 제물이 타던 시간에 읊었던 시였을 것이라고 각주에 힌트가 붙어 있습니다.
저도 회개하고 예배에 나아갔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합니다. 찬송시간도 감격스럽고, 기도시간도 나의 기도를 목사님이 대신 하고 있었고, 말씀시간도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저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렸고, 심지어 헌금시간을 주신 주님께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광고시간까지도 감격스러웠으니까요.
예배가 끝나도 집에 가기가 싫을 정도로 예배에 심취해 버린 겁니다. 이것은 본문 말씀대로 ‘거두셨던 성령’께서 저에게 다시 임해 오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예배의 감격을 회복합시다. 우리들의 예배를 가로막고 있는 죄의 짐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읍시다.
<기도> 다윗의 예배를 회복시켜 주신 고마우신 하나님, 저의 예배도 늘 항상 온전히 회복시켜 주시고, 저의 예배가 주님께 기쁨이 되는 예배로 치유해 주시옵소서. 그리해서 감격스러운 예배, 감격스러운 헌신을 회복하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