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가복음 9장 45절: “만일 네 발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찍어버리라 다리 저는 자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나으니라” (개역개정)
저는 1970년에 ‘세계일가공회’라는 종교단체의 회장으로 있던 성결교회의 양도천목사를 만나 며칠 지낸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위의 본문을 진지하게 생각하던 나머지, 성욕으로 범죄하는 일이 없기 위해서, 자신의 고환을 포함한 고낭 전체를 절단한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염도 없었습니다.
양목사는 한국전쟁 때에 북한에 처자식을 두고 홀로 남하했습니다. 그러나 십 수 년이 지나도록 통일은 되지 않고, 그의 아내와 재회할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한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면, 북한에 헤어진 아내가 있으므로 중혼을 한 것이 되므로 교회법에 어긋납니다.
양목사는 1960년 무렵에 전라남도의 한 외딴 섬에서 개척목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육지에 연락을 해서 의사에게 왕진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는 의사가 부두에 도착했다는 전갈을 듣고는, 잘 갈아 두었던 식칼을 쥐고 방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합니다.
의사가 왕진 가방을 마루에 덜컥 놓는 소리를 들으며, 양목사는 자기 고낭을 단칼에 베고는, 바깥을 향해서, “의사선생님, 빨리 들어 오셔서, 이것 좀 꿰매 주시오.” 하고 소리쳤답니다.
제가 양목사를 만난 때는, 이미 상처가 다 아물고 벌써 십 여 년이 지난 때였습니다. 양목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지나면서, 수술 효과를 보셨습니까? 말하자면, 성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셨나요?” 이런 무례한 저의 질문에도 양목사는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다소 효과가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아주 관심이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인간이 죄를 짓게 하는 기관을 끝까지 도려내야 한다면 어디까지 절단해 내야 하는 것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양목사의 실천력은 제가 만난 분들 가운데 가장 철저한 분이었습니다. 양목사의 예가 있기 때문에, 제게는 이 말씀이 허구가 아닌 살아 있는 말씀으로 보존된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이 말씀을 곧이 곧대로 믿고 행하는 분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우리들이 주님의 말씀을 무시한다기보다, 주님의 용서를 빌고서, 차마 절단하는 일은 하지 않고, 주님의 양해를 받았다고 치고,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통례가 된 듯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이 추상과 같은 주님의 말씀은 결코 폐지된 것은 아니니까, 주님의 단호하신 명령 앞에,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늘 회개하며 거룩을 힘쓰고, 죄 짓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너희가 죄와 싸우되 아직 피흘리기까지는 대항하지 아니하고..” (히브리서 12장 4절)
<기도> 죄를 미워하시는 주 하나님, 죄의 경계를 넘나들기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저희의 태만을 버리게 하옵소서. 저희가 분명히 주님의 편에 서는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시고, 주님께서 죄를 미워하시듯이, 저희들도 죄를 미워하는 자들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