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가복음 10장 25절: “낙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개역개정)
이 말씀 앞에 여섯 가지 패턴의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착하며 가난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착해 빠진 사람”, “마련 없는 사람” 이런 부정적인 표현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주님께서는 그렇게 그들을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라는 범주의 사람으로 구분해 주셨습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라” 하셨지요.
2. 착하며 부자인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의 워너메이커라는 사람이 바로 이런 유형의 사람입니다. 그는 “성경이 만든 사람”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고, “백화점 왕”이라는 호칭도 들었습니다. 일생 일곱 가지 습관을 가지고 살았다 합니다. 아침형 생활, 긍정적인 삶, 절약-저축, 독서, 기도, 기록-정리, 칭찬-격려, 이렇게 일곱 가지 습관을 평생 실천했다고 합니다. 평생 다른 사람들을 많이 도왔고, 특별히 주일학교 교사로 살았습니다. 오늘의 본문 말씀이 결코 이런 유의 부자에게는 해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3. 악하며 가난한 사람이 있습니다. 도박이나 마약을 해서 가난해진 사람, 너무 씀씀이가 헤퍼서 가난해진 사람, 게을러서 가난해진 사람, 이런 사람들이 이 범주에 들어갈 것입니다. 이런 가난한 사람들은 먼저 삶의 자세를 바로 고치는 것이 우선적 과제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이들을 구제하는 일은,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4. 악하며 부자인 사람이 있습니다. 거짓말과 사기, 그리고 폭력과 권력형 착취, 이런 방법으로 재산을 모은 사람들이 이 부류에 속할 것입니다. 오늘 주님의 말씀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두고 하신 말씀이아닐까요?
5. 악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일단 유사시가 되면 부르주아(자본가) 편에 가담하여 프롤레타리아(무산자) 계층을 짓밟는 편에 서는 지식인, 소자본가, 소위 고급인력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학자들은 이들을 통칭하여 ‘프띠 부르주아’(작은 자본가)라고 분류하기도 합니다.
이 사람들이 “바늘귀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부류인가, 아닌가?” 이런 문제를 저는 상정하고자 합니다. 제가 가진 것은 별로 없어도, 이 부류에 속하는 계층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마음 속으로 “바늘귀를 통과해야 하는 낙타”로 분류되기 싫어한다면, 그때에 저는 분명히 “바늘귀를 통과해야 하는 부자”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하지만, “바늘귀를 통과하라 해도 나는 바늘귀 통과를 시도하겠다” 라고 안도한다면, 아마 저는 “바늘귀를 통과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거나, 하나님께서 저를 통과할 수 있도록, 바늘귀를 넓혀 주시거나, 낙타인 저의 몸을 ‘급속냉각으로’ 축소시켜, 도우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 제 말씀을 끝내기 전에, 부자도 아니고 가난하지도 않은 착한 사람이 존재함을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C 국을 방문했을 때에 한 특별한 여자 분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농사를 아주 크게 짓고 있었는데, 매년 결산을 하고, 그가 서원한 대로, 총수입의 3 분의 2를 선교후원금으로 봉헌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3 분의 1로 인건비와 농장운영비, 그리고 재투자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매년 그의 농장을 풍년 들게 해 주신다고 했습니다. 할렐루야!
이 분은 앞서 말한 다섯 가지 중에 그 어느 부류에도 속하지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가 얼마의 소득이 필요하든지 간에, 달라는대로 다 주시고 싶어하시는 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판 욥이나, 현대판 사도 바나바를 만난 것 같았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주님께서 저희에게 맡기신 재물을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쓰는, 충직한 청지기로 살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