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6장 5-6절 : “너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하지 말아라. 그들은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길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서 숨어서 계시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리하면 숨어서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새번역)
오늘부터 부활주일(금년에는 4월 4일)까지의 기간이 총 46일입니다. 그 가운데 주일인 6일을 제외하면 40일인데, 교회는 전통적으로 이 기간을 ‘사순대재’(또는 ‘사순절’)라고 이름하여, 예수님께서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서 예루살렘까지 마지막 여행을 하시던 일을 기억하며 특별히 회개하는 기간으로 보냅니다.
이 여행을 마치신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서 십자가 처형을 당하시고 돌아가시게 됩니다. “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셔야 했는가”, “그 십자가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내가 져야 할 십자가는 무엇인가”, “내가 내 십자가를 잘 지고 가는가?” 이런 핵심적인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물으면서 40일을 지내게 됩니다.
이 사순절 기간 중에는, 가능한 범위에서 극기의 생활을 하는 것이 예전적 교회들의 관습입니다. 무리한 극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회개와 거듭남을 위해서 유익한 극기의 항목을 스스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면 됩니다.
극기는, 평소 즐기던 자신의 기호(가령 커피, 담배, 술, 도박성 오락, 호사스런 음식 등)를 삼가는 일도 권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극기의 서약이 자신을 얽어매는 또 하나의 율법주의적 묶임이 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영적 유익이 되는 극기를 택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사순절 기간 중에, 저의 이 ‘아침 말씀 묵상’을 교회력에 따라 계속할 것입니다. 다소라도 도움이 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매일 기도의 시간을 정하여, 날마다 빠짐없이 말씀과 기도와 묵상의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말씀은 ‘남에게 보이려고 — 하지 말라’는 원칙을 주십니다.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를 하지 말라, 남에게 보이려고 자선을 행하지 말라, 남에게 보이려고 금식을 하지 말라, 어떤 좋은 일도 선전용으로 하면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 기간 중에, 우리들의 마음은, 그 옛날 예수님의 일행을 따라, 가이사랴 빌립보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또 예루살렘에서 십자가를 지시는 골고다와 묻히는 무덤까지 동행합니다.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따라가면 됩니다. 복된 40일을 보내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주님,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마지막 40일을 보내신 일을 기억하며 지내고자 합니다. 비록 2천 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성령 안에서 믿음의 눈으로, 제게 현실로 주님을 뵙게 도와 주시옵소서. 주님의 제자다운 삶으로 저를 성숙-변화시켜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