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구원의 증거인 십자가를 바라보며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3장 17절: “하나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통하여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새번역)

TV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자주 보게 되는 것 하나가 세계보건기구(WHO)의 뉴스들입니다. 그때마다 그 기구의 깃발을 보여 주는데, 뱀이 막대기를 휘감고 있는 징그러운 그림입니다. 이것은 희랍 신화에서 따 온 것입니다. 죽은 자도 살렸다는 아스클레피오스의 신화입니다.

아스클레피오스가 한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 보려고 애쓰던 방안에 뱀 한 마리가 기어들어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기 지팡이로 때려 죽였는데, 조금 있다가 다른 뱀 한 마리가 어떤 식물의 잎사귀를 물고 들어와 죽은 뱀의 입에 물게 하니까, 다시 살아났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스클레피오스도 그 약초를 찾아 사람들을 치료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가 창설될 때, 그 주역이 되는 사람들이 기독교인들이 많았으면서도 이런 신화를 도입한 것은, 실상 구약성경에 나오는 모세의 옛 고사에서 치유의 비밀을 완성시키려 했던 것입니다.

민수기 21장에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이 출애굽 시절 광야에서의 핍절한 생활에 대해서 지도자 모세에게 항의합니다. 이때 하나님께서 진노하셔서 불뱀을 보내서 사람들을 징계합니다.

모세가 죽어가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위해서 하나님께 탄원하자, 하나님께서는 구리 뱀을 만들게 하시고, 이를 높이 달게 하여, 이것을 바라보는 사람은, 누구든지 살아날 수 있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본문인 요한복음 3장 14-15절의 머릿말입니다. 구리 뱀을 바라보는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던 것처럼, 장차 모든 인류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거기 나타난 하나님의 속죄의 이치를 믿게 되면, 누구나 구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영생의 복음을 들려 주신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 깃발에는 뱀지팡이를 둘러싸고 있는 식물 잎사귀가 쌍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올리브 잎사귀입니다. 이것 역시 성경에서 따 온 것입니다.

노아가 오랜 홍수의 뒤끝에 뭍을 그리워합니다. 그래서 비둘기 한 마리를 날려 보냅니다. 비둘기는 금방 딴 올리브 잎사귀를 물고 돌아옵니다(창8:11). 물 위로 드러난 육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래서 올리브 잎사귀로, 재난의 끝, 생명, 건강, 평화를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진정 우리들은 코로나19의 감방에서 풀려나기를 원합니다. 치유의 하나님께서 이 질병의 저주를 풀어 주실 분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근원적인 ‘영혼의 치유’를 위해서,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게 된 일을 기억해야 합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표상, 십자가를 바라보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을 받게 되는 이치를 우리가 믿습니다. 이 사순절에 십자가를 사랑합시다.

<기도> 주님께서 달려 돌아가신 십자가를 저희가 볼 때마다, 이 세상에 속한 욕심은 모두 버리게 해 주시옵소서.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지극하신 사랑을 깨닫게 하시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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