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행하다 잡혀 온 여인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8장 1-12절: 예수께서는 올리브 산으로 가셨다. 이른 아침에 예수께서 다시 성전에 가시니, 많은 백성이 그에게로 모여들었다. 예수께서 앉아서 그들을 가르치실 때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간음을 하다가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워 놓고,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을 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 이런 여자들을 돌로 쳐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들이 이렇게 말한 것은, 예수를 시험하여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는속셈이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서,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그들이 다그쳐 물으니, 예수께서 몸을 일으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그리고는 다시 몸을 굽혀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이로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떠나가고, 마침내 예수만 남았다. 그 여자는 그대로 서 있었다.

예수께서 몸을 일으키시고,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여자야, 사람들은 어디에 있느냐?” 여자가 대답하였다. “주님, 한 사람도 없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가서, 이제부터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 (새번역)

(바리새인들에게 체포되어 성전으로 끌리어 온다. 이때 여인의 생각이,) 오늘은 무척이나 재수가 없구나. 여태껏 이 짓으로 먹고 살았지만 체포되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바깥 경비를 담당한 꼬마놈들이 다 뭣들 한 거야? .. 어떻든 난 오늘 죽는구나.. 그런데 어디로 끌고 가는 거냐? 뭐 랍비한테 간다고? 왜 그러는 거야? 랍비가 사람 잡는 사람이야?.. 뭐? 예수 랍비라고? 그럼 그 요술 잘 한다는 나사렛 사람 예수 말이야? 그 사람한테는 왜 데리고 간대?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만나 여인을 고발한다. 예수라는 랍비가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하는 말씀도..) 웃기네! 죄 없는 자가 어디 있어? 다 그렇고 그런 놈들 뿐인 세상에.. 좌우간 곧 어떤 놈이 던진 돌이 날아 오겠지?

(여인이 비장하게 눈을 감고 돌을 맞으려 서 있다.) 어렸을 적, 골목길에서 뛰어놀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눈 앞을 어른거린다. 어머니의 모습도 보인다. 아, 어머니, 제 처량한 인생, 예루살렘 성전에서 끝나요. 어머니!

(살며시 눈을 뜨고 보니, 예수 랍비는 앉아서 땅에다 뭔가 글을 쓰고 있고, 사람들은 쥐었던 돌을 하나 둘 씩 떨어뜨리고, 그냥 가버린다. 어리둥절한 여인 앞에 아직 몇 사람은 남아서 돌을 던지려 한다. 여인은 다시 눈을 감는다.) 왜 다 가 버리고, 저 놈들만 남았대? 어떻든 누가 던진 돌 한 방에도 머리 맞아 죽을 수가 있으니,.. 내가 안 죽으면 죽을 때까지 던지겠지? 그냥 한 방에 죽을 수 있으면 다행이겠지?

(그런데 돌을 땅에 떨어뜨리는 소리만 들리고, 아무 소리가 없다. 이제나, 저제나, 눈을 감고 초조히 서 있는 여인에게 다가 선 예수 랍비가 부르는 소리: “여인아, 사람들이 다 어디 있느냐?” 눈을 떠서 본다.) “없습니다. 없습니다.”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저는 오늘 죽지 않는 거에요? 저를 송사하던 그 살기등등한 하이에나 같은 사람들 다 어디 가 버린 거예요? 땅 바닥에 뭐라고 쓰시니까, 다 가 버린 거에요? 참으로 예수라는 선생님, 대단하신 분이네.

(눈물을 흘리고 서 있는 여인에게 예수 랍비가 하는 말: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겠다.”) 아니에요. 저는 죄인이에요. 저는 맨날 죄를 짓고 살아 왔어요. 선생님은 저를 모르실 거에요. 저는 죽는 게 오히려 나아요. 저를 살려 주신다고요? 살려 주시기만 하신다면, 살려 주시기만 하신다면, 저는 정말 약속할 수 있어요. 이젠 다시 이런 일 안 하고 살게요. 네! 고향으로 가서 착한 사람 되어 살겠어요. 약속할께요.

(예수 랍비가 다시 하시는 말씀: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거라.”) 네. 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는 짐짓 죄를 짓는 일 없겠습니다. 선생님, 제 사는 고향마을에 오시면 저의 집에도 들러 주세요. 제가 대접할께요. 고마워요. 선생님.

<기도> 큰 죄에 빠진 저를 살리시러 이 세상에 오신 주님, 저의 죽을 죄를 면하여 주신 은혜, 무한 감사 드립니다. 주님 아니면, 저는 언제든 죽을 수 밖에 없는 몸이었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건짐을 받았으니, 저의 목숨은 이제 주님 것입니다. 맡으시옵소서. 주님 영광 만을 위해 살겠습니다. 홀로 영광 받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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