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가 자유케 하리라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8장 32절: “그리고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새번역)

성경의 말씀이 곡해되거나, 또는 오용되는 예가 종종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의 하나가 바로 오늘의 본문입니다.

제가 졸업한 학교의 표어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인데 바로 이 성경구절에서 따왔습니다. 그런데 과학의 진리를 잘 연마하면, 거기서 인간은 모든 미신과, 무지와, 몽매한 혼돈에서 헤어날 수가 있는 것이니, 열심히 과학을 탐구하자는 구호로 오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게 해석한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왜곡하고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원문의 뜻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해석입니다. 원문에서 ‘진리’라고 말하는 것은 ‘복음진리’를 뜻합니다. 성경, 특히 복음서에서 말하는 ‘복음’ 또는 ‘진리’는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 즉 “예수는 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메시아’ 이시다”라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어 구원을 받은 사람은, “죄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 ‘자유하게 된다’는 말로 표현된 것입니다. “죄를 짓는 사람은 죄의 종이 된다”(요한8:34)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기독교대학 가운데 대표적인 학교에서도 생기는 오해를 미리 염려하셔서 부연설명해 주신 주님의 말씀입니다.

물론 과학을 연마하면 인류가 무지에서 오는 모든 불편으로부터 조금씩 벗어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데에다 사용하라고 예수님께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할 것이라” 선포하신 것은 아닙니다.

로마 총독 빌라도가 예수님이 그의 앞에 체포되어 왔을 때에, 예수님께 물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진리가 무엇이요?”(요18:38) 참으로 좋은 질문을 했습니다. 진리의 본체이신 예수님께 드린 질문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리를 앞에 보면서도 진리를 묻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좋은 질문을 해 놓고도 주님의 대답을 기다려서 경청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하라고 선고합니다.

빌라도 만이 아닙니다. 제가 진리이신 분에 관하여 소상하게 소개하고 있는 성경을 수 십 년 동안 뒤적이고 있어도, 심지어 성경책을 들고 강단에서 수 십 년을 강론하고 있어도, 예수님이 진정 저의 그리스도가 되지 못한다면, 빌라도처럼 저는 구원 받지 못하는 인생으로 끝맺고 말 것입니다.

저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주님의 100미터 뒤에서 엉거주춤 따르는 종’이 되지 말자고 반성합니다. 주님의 1미터 뒤를 바싹 붙어서 따르며, 주님을 믿고, 주님을 배우고, 주님께서 맞으시는 채찍이 내 몸을 스치기도 하며, 주님의 가쁘신 호흡을 내 귀로 들으며 따르는 종의 자세로 바뀌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진리이신 예수님, 예수님 안에 저희가 흠모할 진리, 곧 저희를 구원하시는 복음진리가 있음을 믿습니다. 오직 주님을 제 안에 모시고 따르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예수님 안에서 참 자유를 누리며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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