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장 34-38절: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새번역)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의 몸에 잉태시키시어, 하늘에 계시던 분이 인간이 되어 오신 일을 하나님께서 혼자 하시지 않고, 인간이 동참하게 하셨습니다. 세상에 한 번 밖에는 없을 이 일의 주인공은 마리아였습니다. 마리아는 하나님께 선택이 되셨던 것입니다. 참으로 영광스럽고도 중대한 책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선택은 하나님께서 무작위로 하신 것이 아닙니다. 적정한 사람을 고르신 것입니다.
바로 오늘(매해 3월 25일)이 ‘성모 수태 고지’ 라고 부르는 날입니다. 하나님의 결정을 천사를 시켜 마리아에게 통지했던 일을 기념하기로 교회가 정한 날인 것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마리아를 선택한 것이었을까요? 그것은 하나님 만이 아시는 일입니다. 다만 우리가 짐작하기로는, 그가 이런 점에서 하나님께 선택되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먼저는 하나님의 법을 따르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드님을 품으실 분은, 적어도 우상 앞에 얼씬거릴 사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법을 짐짓 어길 만한 사람도 제외되었을 것입니다. 신앙으로나, 성품으로나 남에게 책잡힐 만한 사람도 제외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라면 절대 순종하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기준에 합격하신 분이 마리아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천사를 만난 마리아가 천사가 전하는 하나님의 제안을 들었을 때에 얼마나 놀라웠겠습니까? 그러나 그가 그 엄청난 제안에 응답하는 대답을 오늘 아침 묵상해 봅시다. “저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전해 주신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바로 이 대답이 하나님께서 인류 구원의 크신 역사를 이루시도록 인간이 자리를 내어 드린 단 하나의 대답이었습니다.
마리아에게는 하나님의 독생자께서 인간이 되시는 일에 도움을 청하셨다면, 다시는 그런 똑같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도 성령을 통하여,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 문을 두드리시며, 하나님의 ‘추수 밭’ 일꾼이 되어 달라고 부르고 계실 터인데, 얼마나 잘 응답하고 있을까요?
오히려 하나님께서 외면을 당하고 계신 일이 더 많지는 않을까요? 모쪼록 하나님의 문 두드리심에 마리아처럼 “아멘, 제가 추수 밭으로 가서 일하렵니다.” 하고 일어서는 우리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주여, 주님의 종인 이 몸도, 하나님의 법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늘 새기고, 하나님의 명에 순종함으로써, 하나님의 추수 밭의 일꾼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