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11장 47-50절: 그래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공의회를 소집하여 말하였다. “이 사람이 표징을 많이 행하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이 사람을 그대로 두면 모두 그를 믿게 될 것이요. 그렇게 되면 로마 사람들이 와서 우리의 땅과 민족을 약탈할 것입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그 해의 대제사장인 가야바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아무것도 모르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 민족 전체가 망하지 않는 것이, 당신들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소.” (새번역)
놀라우신 분, 나사렛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들이 점차 많아져서 만약 로마제국의 근심 꺼리가 된다면, 장차 유대인 모두에게 화가 있을런지도 모르니, 그런 일이 있기 전에 일찌감치 거룩하시고 죄 없으신 예수님을 죽여서 미지의 화를 면하는 것이 어떠냐는 논지를 가야바 대제사장이 펴고 있습니다.
아직은 로마제국이 나사렛 예수라는 존재를 그리 걱정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유대인의 대표적 권력자 가야바 대제사장이 자신의 기득권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여 우리 주 예수님을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구약 시대에 최초의 임금이었던 사울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윗을 그냥 두면 사울의 왕조가 자신의 대에서 끝날 것이라는 위협을 직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충신인 젊은 다윗을 죽이려고 세상 끝까지 쫓아다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끝내 실패하지요.
신약시대에 헤롯왕은, 동방박사들이 새 임금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전해 주고 갔을 때에, 유대 땅에 새 임금이 태어났다면, 자신의 왕조가 끊길 것이라는 위협을 느끼고, 병정들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인근의 두 살 배기 이하의 모든 사내아이들을 죽여 버립니다. 이것이 인간이 할 짓입니까?
그러나 인간의 치사한 욕심은, 자기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 쯤은 아무 일도 아닌 듯이 해 치웁니다. 이것은 오늘날 북한의 김정은 만이 하는 짓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다 그런 소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럴 권한이 없어서 못할 뿐입니다.
‘도깨비 감투’ 라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그 ‘도깨비 감투’를 제가 만약 사용할 수 있다면, 소위 ‘세계 평화를 위해서’ 누구누구를 제거하면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 일이 있었습니다.
만약 도깨비 감투를 쓰고 남모르게 그 김아무개를 찾아가서 죽인다면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인가고 상상을 해 봅니다. 하지만 김아무개를 제거하면, 그 다음 권력자가 승계할 것이고, 또 그를 제거한다면 다른 승계자가 나타날 것이고, 저는 바쁘게 북쪽을 쏘다니며, 매번 권력승계자를 제거할지라도 끝이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인간을 얼마나 죽여야 평화가 올런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인간을 죽여서 악의 뿌리가 뽑힌다면, 아마도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도 없을 인간 살상을 대신해서, 독생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리게 하시고, 평화의 길을 완성하셨습니다. 이것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하나님과의 화해의 길, 인류 사회에 이루신 평화의 길’이 되었습니다. 오, 십자가의 사랑! 할렐루야!
<기도> 주님, 저희 죄인들이 저희의 이기심 때문에 죄 없으신 주님을 십자가 처형을 받도록 골고다로 보내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서 하나님의 구원, 하나님과의 화해를 이루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이 놀라운 사실을 온 세상이 알도록 저희가 전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