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시편 27편 4절 : “주님, 나에게 단 하나의 소원이 있습니다. 나는 오직 그 하나만 구하겠습니다. 그것은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면서 주님의 자비로우신 모습을 보는 것과, 성전에서 주님과 의논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새번역)
‘성전에서 한평생 살기를 바란다’고 하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성전에서 한평생 사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대제사장이나 제사장이면 가능할런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예수님 당시라면, 대제사장도 임면권자가 그만 두라면 자리를 떠야 하기 때문에 평생을 성전에 머물기는 불가능한 일이고, 제사장도 정기적으로 일정 기간만 성전 직무를 수행하고, 일이 끝나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시편의 이 말씀은 공간적인 의미로 풀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전에서 산다’는 것을, ‘성전에서 사는 사람처럼, 항상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을 찬미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며 살기를 바란다’는 말씀으로 풀어야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령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충실히 살던 사람들의 예를 들어 봅시다. 저는 지금 ‘건강한 교회, 우리 교회 비전 세우기’(로보트 워렌 지음, 나성권-구균하 옮김)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사랑을 실천했던 이들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데이빗 보쉬가 한 말… 캘커타의 마더 테레사가 보여준 가난한 이들을 위한 돌봄, 인종차별의 부당함을 알린 마틴 루터 킹의 캠페인, 피부색의 다양성을 하느님의 선물로 기쁘게 받아들이기 위해 교회는 ‘하느님 백성의 무지개’가 되자는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의 호소,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한 시슬리 선더스 여사의 활동. 오늘도 드러나지 않는 작은 일을 실천하는 이들의 열정에 힘입어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교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위의 책, 36쪽)
‘성전에서 산다’는 것이 꼭 이런 이름난 이들처럼 위대한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직-간접으로 이런 일들에 가담하고, 협력하면서 사는 것이 곧 ‘성전에서 사는 일’로 보인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아래의 일곱 가지 건강한 교회의 지표를 말하고 있습니다. 1) 신앙으로 활력을 얻는 교회 2) 교회를 넘어 세상의 복음화를 지향하는 교회 3)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실천할 방법을 찾는 교회 4) 성장과 변화에 따르는 대가를 감당하는 교회 5) 공동체로 활동하는 교회 6) 모든 이를 위한 교회 7) 작은 일을 하지만 집중해서 잘하는 교회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저의 소원을 들어 주시옵소서. 미미한 저의 힘일지라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의 한 부분을 날마다 섬기며 제 평생 살기를 바라오니, 하나님, 은총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