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웨슬리의 신앙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시편 32편 1-5절 : 복되어라! 거역한 죄 용서받고 허물을 벗은 그 사람! 주님께서 죄 없는 자로 여겨주시는 그 사람! 마음에 속임수가 없는 그 사람! 그는 복되고 복되다! 내가 입을 다물고 죄를 고백하지 않았을 때에는, 온종일 끊임없는 신음으로 내 뼈가 녹아 내렸습니다. 주님께서 밤낮 손으로 나를 짓누르셨기에, 나의 혀가 여름 가뭄에 풀 마르듯 말라 버렸습니다. (셀라) 드디어 나는 내 죄를 주님께 아뢰며 내 잘못을 덮어두지 않고 털어놓았습니다. “내가 주님께 거역한 나의 죄를 고백합니다.” 하였더니, 주님께서는 나의 죄악을 기꺼이 용서하셨습니다. (셀라)

오늘은 존 웨슬리(1703-1791)의 회심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종래에는 성공회가 존 웨슬리를 기념하지 않았지만, 1999년 이래로 대한성공회는 그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교회일치의 정신에도 부합하고, 존 웨슬리의 신앙을 귀감으로 삼는 세계성공회 신자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존 웨슬리는 어려서부터 성공회 사제 집안에서, 그의 어머니 수산나로부터 여러 성서 원어들을 배웠고, 성경 학습을 받았습니다. 아예 어렸을 적부터 성직자 후보생으로 양육되었던 것입니다.

옥스포드로 가서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에서 공부를 한 후, 부제,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23세 되던 해에 고향에 머무르면서 경건생활에 매진하여, ‘신성회’를 조직하고 스스로 경건훈련에 힘썼습니다.

신성회의 규율은 대단히 엄격하고, 또 회원들이 ‘경건생활 만능’을 신봉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들을 ‘규율주의자’라는 뜻으로 ‘Methodist’ 라고 불렀습니다.

32세에 미국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좋겠다는 충고를 듣고, 그는 선교사로 미국으로 향하는 배를 탔습니다. 그 배에서 폭풍을 만나고, 그 사경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찬송을 부르며 기도를 하는 모라비아(독일 보헤미아 지방의 경건운동을 하던 복음주의자들) 신자들을 보게 됩니다. 그들과의 대화에서 그는 자신이 대단히 형식적인 신자일 뿐이지, 참된 신자가 못된다는 자성을 합니다.

그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미국 인디언을 향한 선교활동을 오래 못하고, 런던으로 돌아와 선교사 사직서를 제출합니다. 그리고 동생 챨스 웨슬리의 친구인 뵐러라는 이의 집에 머무르며, ‘믿음은 어느 한 순간에 주어지는 것으로서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시는 선물인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그런 확신의 믿음을 가지게 될 때까지 설교를 중지하기로 작정합니다.

35세에 그는 성공회 성직자들과 함께 ‘우리의 작은 신도회’를 설립합니다. 그는 동료들에게 ‘광신주의자’라는 별명을 듣게 되지만, 이 무렵 그는 은혜의 체험을 합니다. 즉 마틴 루터의 ‘로마서’ 서문을 읽는 것을 듣다가 은혜의 체험을 하게 됩니다.

다만 루터가 ‘신앙의인(믿음으로 의롭다하심을 얻음)’을 강조한 반면에, 웨슬리는 비록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 해도, 날마다 죄의 유혹과 싸워 이기는 삶이 지속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경건생활을 힘쓸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복음주의적인 일에 심취했기 때문에, 성공회 사제로서 교회의 직무에 소홀하다는 이유로, 교회로부터 파면을 당합니다. 그후로, 오히려 더 자유롭게 복음운동을 하게 되었고, 이윽고 ‘감리회’를 결성하는 단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는 감리회를, 지금처럼 하나의 독립된 교단으로 이끌고 갈 생각은 없었고, 다만 성공회 안에서 복음의 생명력을 심어 주는 그룹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결국 두 개의 교단으로 나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대영백과사전’에는 존 웨슬리가 “영국성공회 사제이며, 감리교의 창시자”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영국성공회 안에는 복음주의적 부류의 ‘저교회’(Low Church)가 있고, 예전전통을 중시하는 ‘고교회’(High Church), 이렇게 두 가지 전통이 있는데, 교세 면으로 보자면, 저교회들의 교세가 갈수록 강해지는 추세가 보입니다.

<기도> 구세주이시며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여, 간절히 비오니,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시어, 분열의 깊은 상처를 잊지 않게 하시고, 온갖 미움과 편견을 버리게 하시며, 경건한 일치와 화해를 방해하는 모든 악행과 악습을 없애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기도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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