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고린도후서 11장 3-4, 13-15절 : “그러나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뱀이 그 간사한 꾀로 하와를 속인 것과 같이, 여러분의 생각이 부패해서, 여러분이 그리스도께 대한 진실함과 순결함을 저버리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와서, 우리가 전하지 않은 다른 예수를 전해도, 여러분은 그런 사람을 잘도 용납합니다. … 이런 사람들은 거짓 사도요, 속이는 일꾼들이요,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하는 자들입니다. 그러나 놀랄 것은 없습니다. 사탄도 빛의 천사로 가장합니다. 그렇다면, 사탄의 일꾼들이 의의 일꾼으로 가장한다고 해서, 조금도 놀랄 것이 없습니다. 그들의 마지막은 그들이 행한 대로 될 것입니다. (새번역)
제1세기 기독교가 ‘다른 예수’를 전하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시련을 당했던 것과 같이, 지금 21세기에도 우리들 나름대로 ‘다른 예수’를 전하는 무리들 때문에 많은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저는 최근까지 우리들 곁에서 복음의 진수를 잘 설명해 주던 신학자 존 스토트의 도움을 빌려, 오늘날의 ‘다른 예수’를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존 스토트 저 ‘제자도’(The Radical Disciple) 제1장의 내용을 요약하려 합니다:
우리를 삼키려 하는, 그래서 우리가 맞서야만 하는 현대의 풍조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네 가지를 검토해 볼 것입니다.
1) 종교다원주의의 도전입니다. 다원주의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주의’는 나름의 타당성이 있으며 동등한 존중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기독교가 최종적이며 유일하다는 주장을 거부하고 한낱 우리의 의견일 뿐인 것을 가지고 누군가를 개종시키려는 시도를 순진한 오만이라 비난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다원주의의 정신에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물론 우리는 극히 겸손해야 하고, 개인적인 우월감은 조금도 비치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최종성을 계속해서 주장해야 합니다. 그분의 성육신이 유일하며, 그 분의 속죄가 유일하며, 그분의 부활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사렛 예수 외에는, 하나님이 인간이 되시고, 우리의 죄를 담당하시고, 죽음을 이기신 이가 없으므로, 오직 그분 만이 죄인들을 구원할 자격이 있으십니다. 이런 자격을 갖춘 이는 예수님 밖에는 안 계십니다.
2) 세상에 널리 퍼진 또 하나의 풍조는 물질주의입니다. 물론 물질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물질주의는 우리들의 영적 삶이 질식 당할 정도로 세상에 팽배해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예수님께서는,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고 말씀하셨고 탐심에 대해 경고하셨습니다. 인생이 순례자의 여로라면, 짐을 가볍게 하고 여행하는 것이 지혜로울 것입니다.
3) 절대로 굴복해서는 안 될 것 하나가, 우리들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오는 윤리적 상대주의입니다. 모든 면에서 도덕적인 기준들이 해이해져 가고 있습니다. 특별히 성윤리의 영역에서 너무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일부일처제가 의심을 받고, 혼전동거, 동성애 관계가 장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의 기준을 따르고 순종하라고 제자들에게 요청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의 행동에 토대가 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의 가르침을 믿고 순종해야 합니다.
4) 나르시즘이 현대의 또 하나의 풍조입니다. 지나친 ‘자기애’나 ‘자아도취’를 말합니다. 가령 20세기 말에 세계를 휩쓸었던 ‘뉴에이지운동’ 같은 것이 그런 류의 것입니다. 현대는 남을 사랑할 줄 모르고 자기 자신에 너무 빠져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사랑은 자기 긍정과 자기 부인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룬 것이어야 합니다. 창조와 구속으로 말미암아 우리 안에 있게 된 것은 모두 긍정하고, 타락으로 인한 것은 모두 부인해야 합니다.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저희가 종교다원주의 도전에 맞서서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옹호하는 진리의 수호자들이 되게 하소서. 물질지상주의에 맞서서 우리는 검소한 순례자의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상대주의의 도전에 맞서서 우리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나르시즘의 도전에 맞서서 우리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