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히브리서 3장 16-19절 : 듣고서도 하나님께 반역한 사람들이 누구였습니까?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에서 나온 사람들 모두가 아니었습니까? 하나님께서 사십 년 동안 누구에게 진노하셨습니까? … 하나님께서는 누구에게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맹세하셨습니까? 순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하신 것이 아닙니까? 결국, 그들이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은 믿지 않았기 때문임을 우리는 압니다.
누가복음 1장 35-38절 :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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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는 믿음으로 순종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일을 하십니다. 순종하는 인간이 없이는 일을 못하신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일을 하시는 방법이, 사람을 통해서 일을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창세 이래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믿음의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노아를 찾아내셨고, 아브라함을 찾아내셨고, 모세를 찾아내셨고, 다윗을 찾아내셨습니다.
드디어 신약시대에 와서는 나사렛 마을의 마리아를 찾아내셨습니다. 그에게 하나님의 아들이 이 세상에 인간으로 오시는 일을 상의하셨습니다. 이때 마리아가 대답합니다. “저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착하게 말을 합니다.
이 ‘믿음의 순종으로’ 엄청난 역사가 이루어집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인류 역사에 직접 개입하시어 들어오게 되셨고, 마리아에게서 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갈보리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심으로, 모든 인간에게 죄사함을 받을 길이 열렸던 것입니다.
이런 믿음의 순종이 있은 후, 마리아는 사제 사가랴의 집을 방문했다고 했습니다.(누가1:39이하) 사가랴의 아내 엘리사벳이 세례 요한을 그의 태중에 품고 있었던 것을 우리가 압니다. 이 두 여인은 함께 믿음으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여인들이었습니다. 말하자면, 큰 일을 낼 여인들이었던 것입니다.
속칭 ‘똑똑한 사람들’, ‘이재에 밝은 사람들’, ‘꾀가 발발한 사람들’은 이런 일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은, 세상에서 풍요롭게 살거나 출세하는 데에 그리 이롭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런 일을 다 피하게 마련입니다.
주전 1450년 경,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시내 광야를 일직선으로 통과해서 가나안으로 들어왔다면 한 달 밖에는 걸리지 않을 거리였습니다. 그러나 곧장 들어올 수 있게 하시지 않고 40여년 동안 광야를 헤매게 했습니다. 그간에 많은 사람들이 광야에 죽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었습니다. 평안히 가나안을 들어가지 못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성경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결국 그들이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은 믿지 않았기 때문이었음을 우리는 압니다.” 라고 했습니다.
자칭 ‘한국의 으뜸 천재’ 고 양주동 선생은 생시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미간이 좁은’ 사람은 대범하지 못하다면서 그런 사람을 자신이 가장 싫어한다고 했습니다. 자기 실리만을 꾀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외모 만을 보고 성격을 단정 지을 수가 있겠습니까?
저는 미간이 그리 넓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양 선생에 따르면,큰 일을 못할 상입니다. 그래도 저는 ‘믿음으로 순종하는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믿음으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아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순종의 사람들을 귀히 보셔서, 그들과 더불어 큰 일을 하시는 것을 제 눈으로 보아 왔습니다. K 주교님, 김모 장로님, S 교수님, 등등.
<기도> 주 하나님, 저희의 나약한 믿음을 북돋아 주옵소서. 하나님께 쓰임 받을 만한, ‘믿음으로 순종하는’ 일꾼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