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5장 20-26절 :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가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의 의보다 낫지 않으면, 너희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옛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살인하지 말아라. 누구든지 살인하는 사람은 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한 것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나 자매에게 성내는 사람은, 누구나 심판을 받는다. 자기 형제나 자매에게 얼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나 공의회에 불려갈 것이요, 또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은 지옥불 속에 던져질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제물을 드리려고 하다가, 네 형제나 자매가 네게 어떤 원한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나거든, 너는 그 제물을 제단 앞에 놓아두고, 먼저 가서 네 형제나 자매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제물을 드려라. 너를 고소하는 사람과 함께 법정으로 갈 때에는, 도중에 얼른 그와 화해하도록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고소하는 사람이 너를 재판관에게 넘겨 주고, 재판관은 형무소 관리에게 넘겨 주어서, 그가 너를 감옥에 집어넣을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마지막 한 푼까지 다 갚기 전에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새번역)
‘감사성찬례 준비를 위한 사제 지침서’에 보면, 사제는 적어도 성찬례 시작하기 25분 전에 예배실에 도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성구와 성물들을 준비하고, 예배실과 제단의 정돈 상태와 그날의 기도서, 읽을 성경, 부를 성가 등등 모든 것이 대비되어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예복을 입는 시간을 포함해 총 20분 내에 모든 준비를 끝내고, 5분간 묵상하며 기다리다가 정한 시간에 예식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평양에서 피난을 나오면서 헤어진 제 할머니는 매주 토요일이면 명주 두건을 곱게 다림질을 하고 고무신을 닦고 깨끗한 옷을 준비하는 것이 주일 예배를 위한 준비이셨습니다.
제가 목회하던 몇 개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위해 습관적으로 경건하게 준비하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그 분들은 토요일에 반드시 목욕을 했습니다. 그리고 주일 아침에는 아침을 잡숫지 않고 교회에 오셨습니다. 위장 속에 음식을 먼저 집어넣고 성찬을 받을 수는 없다 해서 식사를 안 하시고 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예배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주신 교훈은 더 근원적인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네 형제 자매가 너를 원망하는 일이 생각나거든,” 먼저 그들을 찾아 가서 화해를 하고, 돌아와서 예배를 드리라(제물을 드려라) 고 지침을 주신 것입니다(23-24절). 예배를 위해 가장 근원적인 준비를 시키시려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본문이 머리에 떠오릅니다. 즉, 형제 자매의 원망하는 얼굴이 눈 앞에 어른거려도 우리들의 예배가 온전치 못할 터인데, 만약 하나님께서 원망하시는 모습이 우리 눈 앞에 어른거린다면 어떻겠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다윗왕이 시편 51편에서 통절하게 고백한 바가 있습니다: “3) 나의 반역을 내가 잘 알고 있으며, 내가 지은 죄가 언제나 나를 고발합니다…. 10) 아,하나님, 내 속에 깨끗한 마음을 창조하여 주시고 내 속을 견고한 심령으로 새롭게 하여 주십시오. 11) 주님 앞에서 나를 쫓아내지 마시며, 주님의 성령을 나에게서 거두어 가지 말아 주십시오…. 17) 주님은 제물을 반기지 않으시며, 내가 번제를 드리더라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제물은 찢겨진 심령입니다.”
이 시편은, 다윗왕이 하나님 앞과, 백성들 앞에 큰 죄(밧세바를 겁탈하고 그의 남편 우리야를 죽인 사건)를 범한 후, 그의 예배가 하나님 앞에 온전히 드려지지 않음을 안타깝게 통회할 때에 지은 시입니다.
우리들의 회개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자복하고 회개하고, 또 형제 자매들과도 내가 먼저 찾아가서 화해의 기회를 가진 후에, 우리들의 예배에 나아갈 수가 있으면 얼마나 복되겠습니까?
<기도> 은혜의 하나님, 저희의 헝클어진 삶도 예배 속에서 바로잡으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저희가 예배를 준비하며, 하나님과의 관계도 바로잡고, 저희 이웃과의 관계도 바로잡음으로 예배가 온전해지고, 저희의 삶도 온전해지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