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7장 1-5절 : “너희가 심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남을 심판하지 말아라. 너희가 남을 심판하는 그 심판으로 하나님께서 너희를 심판하실 것이요, 너희가 되질하여 주는 그 되로 너희에게 되어서 주실 것이다. 어찌하여 너는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 속에는 들보가 있는데, 어떻게 남에게 말하기를 ‘네 눈에서 티를 빼내 줄테니 가만히 있거라’ 할 수 있겠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 눈이 잘 보여서,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 줄 수 있을 것이다.” (새번역)
일본성공회의 성직자 분들과 함께 일본 ‘고야산’ 지방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저희가 묵던 숙소 근처에 어떤 절이 있었는데, 그 절 앞에는 날마다 입장권을 사려고 아침일찍부터 길게 줄을 서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절에는 왜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제 숙소의 주인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의 대답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 절 안에는 조그만 박물관이 있는데, 어떤 한국인이 옛날에 묵필로 써 놓고 간 것이 있는데, 그 글이 그렇게도 유명하답니다. 그 내용이 뭐냐 물었더니, 하나의 경구인데 “나 남의 말을 안 하기로” 이런 글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하루 아침 일찌감치 그 줄에 섰다가 표를 사 가지고, 입장해서 그 곳에 소장된 글을 보았습니다. 일본 말로 쓴 건지, 한문으로 쓴 건지, 아니면 한글로 쓴 건지 알 수가 없었는데, 뱀이 기어간 자리 같이 외줄로 가로 구불구불 써 놓은 것, 그저 지팡이 길이로 그린 막대기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보기 위해서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온다는 겁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본문의 2절에서, 마지막 심판 날에, 우리가 남을 심판한 그 기준으로 우리를 심판하시겠다 하셨습니다.
저는 참 남을 많이 심판하면서 살았습니다. 특별히 교회를 맡고 있으면서도 교회 일에 전념을 하지 않는 성직자에 대해서 많이 심판을 했습니다. “복지부동 하면 안 되지!” 하면서 혀를 찼습니다. 이것이 제가 기억하고 있는, 저의 가장 많았던 심판 행위였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면, 주님께서 절더러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이 “복지 부동 했구먼” 하실 것입니다.
또 제가 남의 심판을 많이 하는 것이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고백합니다. 그것은 제가 주교인데, 주교들을 못살게 군 것이었습니다. 주교들을 심판하기를 “지옥 맨 바닥 뜨거운 곳으로 갈 사람들이라”고 독설을 했습니다. 그러니, 장차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면, “주교가 왔네. 지옥 맨 바닥으로 보내게.” 할 것 아닙니까?
<기도> 자비하신 주 하나님, 이 죄인을 아직 세상에 두시어, 회개할 기회를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남을 정죄하고, 악담하던 이 죄인을 용서하옵소서. 예수님의 보혈로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제가 심판을 면하도록, 저의 심판의 관습을 철저히 고치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