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나병’에서 놓임 받도록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8장 1-4절 : 예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니, 많은 무리가 그를 따라왔다. 나병 환자 한 사람이 예수께 다가와 그에게 절하면서 말하였다. “주님, 하고자 하시면, 나를 깨끗하게 해주실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서 그에게 대시고 “그렇게 해주마. 깨끗하게 되어라” 하고 말씀하시니, 곧 그의 나병이 나았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시기를 “아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가서,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한 예물을 바쳐서, 사람들에게 증거로 삼도록 하여라” 하셨다. (새번역)

약 30여년 전의 일입니다. 정기적으로 음성나환자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를 방문해서 그들의 감사성찬례를 집전-설교 해야 하는 책임이 있었습니다. 갈 때마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을 할 때 느끼는 갈등이 있었습니다.

어떻든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제게 왜 그리도 없었는지요?

어렸을 때에 책으로 읽어서 알고 있는 다미엔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가톨릭 신부로 하와이 지방의 선교사로 갔다가, 몰로카이 섬에 있는 나환자 전문요양소로 찾아들어가 그들과 함께 여생을 바친 분입니다.

강제로 요양소로 들어간 나환자들은 찌는 땡볕 아래 매일 도박, 술주정, 싸움질 등 온갖 악행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다미엔은 매일 그들의 고름을 닦아 주고, 새 붕대로 감아 주며, 그들의 친구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다미엔 신부는 나환자들에게서 항상 외면 당했습니다. “당신은 건강하니까, 희망을 가지고 살아라, 서로 사랑하면 주님의 마음을 알 수 있다, 그러지요. 우리는 환자들이요. 고상한 소리 그만 하시오” 이렇게 환자들에게서 거부 당합니다.

다미엔 신부의 기도는 이윽고 바뀌었습니다. “주님, 저를 나병에 걸리게 해 주시옵소서. 그들을 사랑하려면 나환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빌던 기도는 종내 이루어져서, 그는 나환자가 되었습니다. 이로써 나환자들은 그의 진심을 알게 되었고, 나환자들 수 백명은 일시에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나병은 지금은 치료제가 발명되기는 했지만, 아직 난치의 병입니다. 이 병이 온 몸에 퍼지게 되면, 근육이 파괴되고, 골수와 관절이 힘을 잃어, 드디어 온 몸이 무너져 내리게 됩니다.

이런 병을 우리 예수님께서 고쳐 주신 것입니다.

저는 ‘육신의 나병’도 위중한 병이지만, ‘영적인 나병’이 더욱 위중한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격이 해체되는 병들이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5장에서는 음행, 우상숭배, 술취함, 다툼, 이런 죄악들은 인간의 영혼을 점차로 깊이 병들게 하고 마침내 인격이 허물어져 내리고 지옥에 떨어지고 맙니다.

누구에게나 전염만 되면 그의 영혼을 파괴시키는, 이 ‘영적인 나병’을 오늘 우리 주님께서 고쳐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기도> 나병 환자에게 치유의 은총을 베푸신 주 예수님이시여, 육신의 나병 보다도 더욱 무서운 ‘영혼의 나병’, 저희의 영혼을 무너뜨리고, 파멸로 끌어가는 ‘영혼의 나병’에서 놓여 나도록, 성령님의 예방하시고, 치유하시는 은총을 항상 베풀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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