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형 크리스천’이 되는 길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13장 1-9절 : 그 날 예수께서 집에서 나오셔서, 바닷가에 앉으셨다. 많은 무리가 모여드니, 예수께서는 배에 올라가서 앉으셨다. 무리는 모두 물가에 서 있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비유로 여러 가지 일을 말씀하셨다. 그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보아라. 씨를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더러는 길가에 떨어지니, 새들이 와서, 그것을 쪼아먹었다. 또 더러는 흙이 많지 않은 돌짝밭에 떨어지니, 흙이 깊지 않아서 싹은 곧 났지만, 해가 뜨자 타버리고, 뿌리가 없어서 말라버렸다. 또 더러는 가시덤불에 떨어지니, 가시덤불이 자라서 그 기운을 막았다. 그러나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져서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가 되고, 어떤 것은 육십 배가 되고, 어떤 것은 삼십 배가 되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새번역)

제 어머니의 함자는 ‘일만 만’ 자에 ‘열매 실’ 로서, 붙이면 ‘만실’ 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너는 자식을 많이 낳아라”는 뜻으로 외가댁 할아버지께서 그렇게 지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어머니께서는 아들 여섯, 딸 하나, 도합 일곱 남매를 낳으셨습니다. 물론 ‘일만 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대단한 어머니였습니다.

한 알의 씨앗을 뿌려, 더러는 백 배, 더러는 육십 배, 더러는 삼십 배로 결실했다는 말씀을 읽을 때에, 이것은 복음을 전해서, 예수를 믿게 된 사람이 그런 숫자가 되었다는 말씀으로 어려서부터 이해했기 때문에, 고작 그런 정도 밖에는 못할까봐? 이렇게 야심차게 헛기침을 했던 적도 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평생 피전도자 ‘삼십’을 채우기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빌리 그레함 목사는 하루 저녁 집회에서 만해도, 수 만 명의 결신자를 내는 사람이지만, 아무나 그럴 수는 없지요.

어느 해에 저희 형제 식구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가 감나무에 감이, 많이 달리면 얼마나 달리겠는가를 물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제가 어느 가을 날 지리산 기슭에 있는 교회에 갔을 때, 감나무 한 그루에, 셀 수 없이 감이 달린 것을 보았지만, 세어 볼 염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동생은 그 비슷한 다산형 감나무에 감이 달린 숫자를 세어 보았다는 겁니다. 대략 천 개는 넘고, 만 개는 안 되더랍니다. 그러면 옛 사람의 과장법으로 ‘만실수’는 된다고 보지 않았겠습니까?

나무들은 매 해 실한 열매를 그렇게도 많이 맺는데, 저 같은 인간은 왜 이렇게도 영혼구원의 열매를 맺기가 힘듭니까?

하기사, 전도왕 바울도 말하기를 한 인간의 영혼을 그리스도에게로 돌려 놓는 일은 해산의 수고 만큼 힘든 것이라 하셨습니다(갈4:19). 저는 남자여서 해산의 수고는 못해 봤지만, 인간고 가운데 제일로 쳐 주는 것이 해산이지 않습니까?

인간이 많이 결실하기를 바란다고 해서 많이 결실하는 것은 아닙니다. 씨는 인간이 뿌린대도, 그 씨앗이 자라 꽃 피고, 결실하게 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저는 한 때 성인전을 정리하다가, 모니카 성인의 전기를 정리하면서 의아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가 한 일이라고는 자기 남편과 아들을 신자 만들기 위해 평생 기도했습니다. 그 일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교회가 그를 성인으로 추대했나 하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전도 못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교회가 모니카를 들어 성인으로 추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한 사람, 자기 아들 어거스틴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양육하기 위해서, 육신의 해산과 영적인 해산을 모두 담당한 모니카는 그 아들을 통하여 기나긴 중세 암흑기 동안에 복음의 진수를 보존한 교회가 되게 했던 위대한 일을 한 것입니다. 진정 다산의 모니카가 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비록 그의 자손이 이삭 하나 밖에 없었지만, 지어 주신 그의 이름 ‘아브라함’(많은 무리의 아버지) 답게, 수많은 열매를 맺게 해 주셔서 이스라엘의 태조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의 믿음의 삶을 보시고..

<기도> 주님, 저희도 성령의 도우심으로 열매 맺는 생애를 살게 해 주시옵소서. 비록 한 영혼을 주님께로 인도해도, 주님께서 결실을 확장시키는 역사를 이루어 주실 줄 믿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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