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6장 28-29, 32-35절 : 그들이 예수께 물었다. “우리가 무엇을 하여야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됩니까?”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곧 하나님의 일이다.” …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다 주신 이는 모세가 아니라. 하늘에서 참 빵을 너희에게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이다. 하나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것이다.” 그들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그 빵을 언제나 우리에게 주십시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내게로 오는 사람은 결코 주리지 않을 것이요, 나를 믿는 사람은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새번역)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은사 한 분은 일제 말기에 일본에 붙들려 가서 히로시마 지방에서 강제 노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원자탄이 투하되던 날은, 산 꼭대기에 있는 한 고사포진지까지 포탄을 지어 나르는 일을 하고 있었답니다. 너무도 더워서 바지만 입고 웃도리는 입지 않은 채, 포탄을 메고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는데, 낮인데도 굉장히 환한 빛이 비치더랍니다.
놀라서 뒤를 돌아다 보고 있는데, 버섯모양의 큰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는 가운데, 그 강렬한 빛으로 갑자기 시력을 잃었답니다. 온 몸으로 방사능을 쏘인 것이었습니다. 폭풍이 불어 와 선생님은 언덕에서 굴러 바위 틈에 박혔는데, 앞이 안 보여 한참 허둥대다가 간신히 시력이 조금씩 회복되어, 주위를 살펴 보니, 폭풍으로 온 주위가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답니다.
온 몸에 화상을 입었지만 그리 심하지는 않아서, 다행히도 건강은 회복되고, 조국 대한은 해방을 맞아,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답니다. 중단된 공부를 계속해서 마침내 교사자격을 얻게 되었고 50년대에는 저희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방사능을 너무 많이 쏘였기 때문에, 그때까지 몸에 남아 있는 증상 한 가지가 있었는데, 간혹 시도 때도 없이, 맥박이 빨리 뛰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수업을 하다가도, 그 증상이 일면, 조용히 가슴을 짚고, 그 증상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곤 하셨는데, 증상이 아주 심하면, 절명할 수도 있답니다.
저희 학생들은 조용히 일 분이고, 이 분이고, 우리도 가슴을 졸이며, 선생님의 증상이 멎기를 기다렸습니다. 그 증상은 치료가 불가능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분은 정치근 선생님이라는 분이셨는데, 저는 아버지가 목사여서, 어려서부터 기독교 훈육을 받고 자라났지만, 저희 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그분의 저서, ‘Y여고의 임석영선생’ 이라는 넌휙션 스타일의 휙션을 통해서 기독교를 소개 받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수업시간에 틈틈이 선생님의 인생관, 선생님의 신앙을 소개해 주셨기 때문에 배운 바가 컸습니다. 물론 영어도 잘 가르치셔서, 고3 반을 주로 담당하면서 대입 입시 준비를 시키는 분이셨습니다.
제게는 큰 은사였습니다. 그 분이 영어를 가르치실 때에는 ‘육신을 위한 빵’을 공급 받는 시간이었다면, 선생님의 인생관이나 신앙을 소개하시던 시간은 저희가 ‘생명의 빵’을 공급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참으로 좋은 선생님을 만났던 것입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양식이 있습니다. 하루 아침, 점심, 저녁을 먹는 것은 육신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먹는 음식입니다. 물론 살자고 먹는 음식이지만, 그렇게 부지런히 먹는 음식은 결국 죽음에 이르고 맙니다.
하지만 ‘생명의 양식’은 예수님이십니다. 이 양식을 먹는 사람은 죽어도 살겠고, 또 영생하는 음식입니다. 이 음식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우리들에게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이 양식을 먹으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신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또 이 양식을 먹으면, 하나님의 아드님이 우리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당하신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이 양식을 먹으면, 십자가의 대속의 죽음을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누두든지 구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이것이 생명의 빵입니다.
교회의 예배에서는 이를 기억하기 위해서 성찬식을 거행합니다. 물론 세상의 떡과 세상의 포도주로 성찬식을 거행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예식으로서, 이 예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으심, 나와 맺으신 영원한 구원의 약속을 다시 다짐하곤 합니다.
오늘도 생명의 양식을 사모하며 사십시다.
<기도> 저희에게 독생자를 보내 주셔서, 구원의 양식, 생명의 양식으로 삼으신 주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 생명의 양식으로써 저희 인류들이 모두 구원 받게 해 주시옵소서. 또 이 구원의 양식을 얻지 못하게 방해하는 세력들을 모두 물리쳐 주셔서, 만백성이 자유롭게 생명의 양식을 먹도록 길 열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