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에베소서 5장 15-20절 : 그러므로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살피십시오. 지혜롭지 못한 사람처럼 살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세월을 아끼십시오. 때가 악합니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달으십시오. 술에 취하지 마십시오. 거기에는 방탕이 따릅니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십시오.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로 서로 화답하며, 여러분의 가슴으로 주님께 노래하며, 찬송하십시오.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새번역)
1년 반이 넘도록 지속되는 코로나 19, 그리고 세계 도처에서 들려 오는 코로나 변이들의 출몰, 이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의 숫자가 날마다 증가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오늘 “때가 악하다”고 하는 바울의 편지를 읽습니다.
‘2020년은 악하다’ ‘2021년은 악하지 않다’ 이런 말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시간의 도덕적 평가를 하는 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시간은,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되는 날까지는 악마의 공격에 늘 노출되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때가 악하다, … 주님의 뜻을 깨달으십시오’ 하면서, 이 시대를 경계할 것을 바울 사도가 종용하고 있습니다.
금년 7월부터 8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세계 여러 나라는 홍수로 말미암아, 코로나 못지 않게 공포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은 넓은 나라니까 매해 홍수가 난다 해도 별로 놀랄 일이 아니지만, 금년에는 커다란 우박이 쏟아진다든지, 댐의 수문을 막은채로 둘 수가 없어 물을 방류해서 수많은 인명피해가 나고 있습니다. 예사롭지 않습니다.
특별히 홍수와는 평소 상관이 없어 보였던 사우디아라비아, 핀란드, 러시아, 독일, 오만, 헝가리, 영국, 프랑스, 그 밖에도 여러 나라가 홍수 때문에 지금 난리가 났습니다.
민심이 흉흉해진다고 할까요, 종교적 사고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어느 지인도 최근 저에게, “ ‘초월적인 분’이 인류를 향해서 진노하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지요?” 이렇게 말을 할 정도입니다.
저는 이런 것보다도 더 염려하는 것은, 세계는 이미 ‘탈이데올로기 시대’를 살고 있는 이 2020년대에 와서도, 왜 우리나라는 여전히 대선을 앞두고 이념논쟁을 벌여야 하나, 우리의 사회상황을 크게 염려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선에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느냐에 따라, 하나님의 교회의 존립 마저도 흔들릴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때가 악하다’ 하신 말씀을, 진정 이 시대에 다시 주시는 바울 사도의 메시지라고 보는 것입니다.
특별히 현대적 불가지론인 포스트모더니즘이 기독교권에도 영향을 미치어, 그들의 상대주의적 사고 방식으로 도덕적 절대 기준, 절대적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만들어, 교회를 미혹에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기도> 주님, 성령을 통하여 저희에게 때를 분별하는 통찰력을 주시옵소서. 진정 이 때가 악합니다. 믿는 사람들을 노략질합니다. 멸망으로 휩쓸어가고 있습니다. 주여, 빛의 자녀답게 살도록 말씀으로 무장시켜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