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에베소서 6장 10-13절 : 끝으로 말합니다. 여러분은 주님 안에서 그 분의 힘찬 능력으로 굳세게 되십시오. 악마의 간계에 맞설 수 있도록, 하나님이 주시는 온몸을 덮는 갑옷을 입으십시오. 우리의 싸움은 인간을 적대자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주시는 무기로 완전히 무장하십시오. 그래야만 여러분이 악한 날에 이 적대자들을 대항할 수 있으며 모든 일을 끝낸 뒤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새번역)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의 마지막 부분을 읽겠습니다.
“예정한 사경이 되어, 적과 맞섰다. 적선은 5백 척을 넘었다. 혈로를 얻으려는 최후의 일전인 만큼, 적도 사력을 다하였다. 그러나 선두를 맡았던 우리 수군의 당파전법(배로써 적의 배를 부딪쳐 공격하는 전법)에는 감당할 도리가 없어서, 이미 큰 손실을 입은 적군은 관음포(해남) 어구로 퇴각하였으며, 조선-명 연합군은 틈을 주지 않고 추격하여 어구를 끊었다.
달리 퇴로가 없는 포구에 들어간 적은, 궁한 쥐새끼가 발악을 하듯, 돌이켜 나와서 그야말로 혈전사투가 벌어졌다. 용장으로 이름 있던 명군의 부대장 등자룡도 이 고비에서 전사하였고, 우리의 맹장인 유연과 송희립도 적탄에 부상을 당했다. 이렇게 격전으로 밤을 새웠다. 4백 50척을 무찌른 싸움이었으니 그 양상이 어떠하였는가는 붓으로 그릴 수가 없다.
먼동이 터 왔다. 싸움은 최후의 끝장으로 들어가는 고비였다. 남해 쪽으로 도망 가는 남아 있는 적선을 추격하여, 선두에서 몸소 독전하던 충무공은 그만 적의 흉탄을 맞았다. 중상인 것으로 판단하고, 단념한 충무공은, 측근에 있던 맏아들 회와 조카 완을 불러서 방패로 자기 몸을 가리라 하였다. 그리고 배 위에 누운 채 조용히 일렀다. “싸움이 바야흐로 한 고작이니 내가 죽은 것을 결단코 알리지 말고 그대로 독전하여라” 한 마디를 남기고 고요히, 고요히 다시는 말이 없었다. 망극한 대변을 당한 조카는 공의 유언을 따라 통곡을 삼키면서 발상치 않았다.”
이것이 전쟁입니다.
우리들의 전쟁은 육신의 생사를 겨루는 전쟁이 아니고, 영혼의 생사를 겨루는 전쟁입니다. 훌륭한 충무공의 무패의 의지와 무패의 전술로써 우리들의 영적인 전쟁도 주님과 함께 늘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한때 적진에 속하였으나, 그리스도의 진영으로 돌이킨 ‘영적 용사’ 성 어거스틴은 자신의 영적 전쟁에 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직도 나는 나의 하나님이신 당신만을 기쁘게 하려 전심전력을 다하지는 못했지만, 당신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얼마간 당신께로 나아갔다가는 곧 내 자신의 무게로 인하여 곧 밑으로 떨어져서 낮은 것에 관심을 하는 비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무게는 곧 육체적인 습관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습관에서도 나는 당신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나를 맡겨야 할 분은 오직 한 분 밖에 없다는 것을 내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당신에게 완전히 나를 맡기지 못했습니다. 썩어질 육체가 내 영혼을 억압했고, 이 육의 장막이 여러가지 인간적인 낙에 도취하는 내 마음을 꽉 붙잡고 있었습니다.”
육신의 전쟁에 비하면, 영적인 전쟁은 덜 살벌한 듯이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 반대입니다. 영적인 전쟁에서 패하면 영원한 죽음이 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데, 사탄이 영적 전쟁은 큰 소리가 안 나게 만든 것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영적 전쟁에 나서는 이들의 무장을, 전쟁에 나서는 무사들 이상으로 요란하게 차려 입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리의 허리띠로 허리를 동이고, 정의의 가슴막이로 가슴을 가리고 버티어 서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전할 차비를 하십시오. 이 모든 것에 더하여 믿음의 방패를 손에 드십시오. 그것으로써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모든 불화살을 막아 꺼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고,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받으십시오.”
<기도> 영적 전쟁의 총대장이신 주 하나님, 주님의 군사 된 저희들이 전쟁 마당에 한가로이 서성이다가 흉탄에 맞아 쓰러지지 말게 하시고, 주님과 함께 굳센 믿음으로 결전을 벌여, 성령의 검으로 날마다 승리하는 용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