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25장 1, 14, 31-33절 : 그런데,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다… 또 하늘 나라는 이런 사정과 같다.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자기 종들을 불러서, 자기의 재산을 그들에게 맡겼다… 인자가 모든 천사와 더불어 영광에 둘러싸여서 올때에, 그는 자기의 영광의 보좌에 앉을 것이다.그는 모든 민족을 그의 앞에 불러모아,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그들을 갈라서, 양은 그의 오른 쪽에, 염소는그의 왼쪽에 세울 것이다….” (새번역)
예수님의 공생애 3년이 거의 끝나가던 때의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25장에 간추려 놓은 내용의, 인류를 향한 마지막 당부를 하셨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곳곳에서 전파하시던 하늘나라에 관련한 교훈, 인간이 살아야 할 도리 등에 관한 모든 교훈들을 종합해서 정리해 놓은 내용입니다.
말하자면 학교에서 교사들이 한 학기를 마치고, 학기말 시험을 준비시키기 위하여 학생들에게 학기중에 배운 것을 중점강조하는 식의 총정리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류가 닥칠 학기말 시험은, 마침내 모든 인류가 생의 끝지점에서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하나님의 심판대라고 말할 수 있지요. 그 심판대에 설 때에 점검될 내용이 마태복음 25장에 세 토막으로 정리된 세 가지 주제라는 것입니다.
14절부터 시작되는 ‘달란트 비유’는 하나님께서 인간 각자에게 맡기신 재물, 건강, 수명, 재능, 기회, 인맥, 지위, 경험, 교육 등의 자원으로 하나님의 나라 건설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따져 보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즉 하나님의 선교(Mission of God)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를 묻겠다는 것입니다.
31절부터 시작하는 ‘양과 염소 이야기’는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네가 한 것이 무엇이냐?”를 따져 묻겠다는 것입니다. ‘지극히 보잘 것 없이 보이던 사람’을 예수님과 동일시하라는 말씀도 부언하셨습니다. 참으로 분명한 지시였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중대한 과제를 말씀하시기 전에 1절부터 13절까지에 제시하신 말씀이 우선되었는데, 이것은 ‘열 처녀의 비유’입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처녀들이 마땅히 준비하고 있어야 할 등잔, 특별히 등잔 속에 담겨 있어야 할 기름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비유였습니다.
‘기름’으로 비유된 내용은, 제1세기 유대인 기독교인들에게는 ‘성령 안에 사는 삶’을 의미했습니다. 가령, 사도행전 10장 38절에서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다”라는 표현이라든지, 요한일서 2장 20절, 27절에서 “너희는 거룩하신 자에게서 기름 부음을 받고, … 주께 받은 바 기름 부음이 .. 오직 그의 기름 부음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친다”는 표현에 나타난 것처럼 ‘기름’이라는 말은 대뜸 ‘성령’을 암시하는 용어였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평소에 성령 안에서 살던 사람이 되어야 마지막 날에 심판주로 오시는 주님을 만날 때에 주님께서 우리 각자를 ‘성령 안에 살던 사람임을’ 인식하실 수가 있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성령 안에서 산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1)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고, 2)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든 죄를 회개하고, 3)그리스도에대한 믿음을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4)그리스도께 자신의 삶을 온전히 드리고 순종의 삶을 살며, 5)성령님께서 ‘내게’ 임재하심을 간절히 빌며, 6)믿음으로 성령의 임재를 받아들여라, ‘성령 안에서 사는 삶’을 위해 성경이 가르치는 교훈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벤 토리 신부는 그의 ‘성령의 능력을 취하라’ 라는 강연에서 말하기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기 위해서는 “순종의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마치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시험과 동일하다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마음에 강렬한 저항이 있었지만, 아브라함이 믿음으로 순종했을 때에, 자신의 믿음과 순종으로 인해 가장 큰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기도> 저희를 구원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사는 삶을 친절히 가르쳐 주셨음을 감사 드립니다. 또한 성령 안에 사는 삶을 위하여, 저희가 믿음으로 순종하며 발걸음을 내딛는 권유를 주심을 감사합니다. 저희가 순종의 삶을 살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