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담긴 기도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6장 12-16절 : 그 무렵에 예수께서 기도하려고 산으로 떠나 가서, 밤을 새우면서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날이 밝을 때에, 예수께서 자기의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 가운데서 열 둘을 뽑으셨다. 그는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열 둘은, 베드로라고도 이름을 주신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과 빌립과 바돌로매와 마태와 도마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열심당원이라고도 하는 시몬과 야고보의 아들 유다와 배반자가 된 가룟 유다이다. (새번역)

이름은 사람들이 불러주는 ‘신호’이기 때문에 평생에 가장 많이 듣는 언어입니다. 그래서 자기 이름을 부르면 거의 조건반사로 반응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예수님께서 열 두 명의 제자들을 최측근에 두시고서, 삼 년 여 동안 여행-침식을 함께 하시며 지내셨습니다. 그간에, 부르신 이름들의 뜻을 반복해 마음에 새기셨을 것입니다. 시몬(소리를 듣는 자), 안드레(인간미 넘치는 자), 야곱(찬탈한 자), 요한(하나님의 은혜), 빌립(말 타는 사람), 바돌로매(톨로마이의 아들), 도마(쌍둥이), 마태(하나님의 선물), 유다(칭송 받을 자), 다대오(가슴)를 늘 부르시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야고보, 시몬, 유다는 각각 두 사람 씩 있어서, 그 가운데 ‘큰’ 시몬과 ‘큰’ 야고보에게는 따로 별명을 지어 불러 주셨습니다. 시몬은 ‘게바(베드로)’라 하셨지만, 야고보는 ‘보아네르게스(천둥의 아들)’이라 하셨습니다. 말씨가 우레 같았기 때문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복음을 전할 때에 ‘세상사람들이 모두 듣도록 외치라’는 기원이 담겨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베드로(돌)’라는 이름으로, 예수님께서 시몬을 불러 주신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돌’이라고 하면 지능이 낮은 사람을 뜻할 때 쓰는 단어이지만, 그런 뜻이 아니고, 집을 짓는 사람들이 집의 기초를 파다가, 땅 속에 묻혀 있는 ‘반석’을 발견할 때에 보게 되는 돌을 의미합니다.

‘베드로’는, 하나님의 집을 짓게 될 반석이 되기를 바라는 기원으로 불러 주신 이름입니다. ‘베드로’를 부르실 때마다, 먼 미래에 이루어질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추진할 집’인 교회가, 이 사람의 신앙 위에 세워진다고 생각할 때에 얼마나 사랑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이었겠습니까?

보통사람들의 이름들은 세속적인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마리아(끈기), 마르다(숙녀), 스테반(왕관), 요셉(증가시키는 사람)이 그렇습니다.

저에게 어느 교인이, 손주가 태어났는데, 갓난 여자아이니까, 좋은 이름을 지어 달라고 해서 ‘구름기둥(운주)’라고 큰 마음 먹고 지어 준 적이 있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백성 앞에서 인도하는 자가 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지어 줬는데, 그 좋은 이름대로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작명가 한테 받은 이름이 꺼림직하다며, 개명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명은 번거로우니까, 세례명으로 본명을 대신하라고 교회가 옛 성도들의 이름으로 불러 주기도 합니다. 사도 바울, 사도 베드로, 첫 순교자 스테반, 사도 요한, 이런 거창한 분들의 이름을 빌려 불리우면, 그것이 진정 기도가 되어, 그 이름에 걸맞게 살기를 힘씁니다.

저는 요셉입니다. 이 아침에 제 이름 값을 하며 살기를 기도합니다. ‘요셉’의 영적 해석은 ‘구원 받는 자를 증가시키는 사람’ 일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로 인해서 복음을 듣는 사람이, 다만 몇 사람이라도 더 생기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로 저의 모든 날들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기도> 주님, 저로 인하여 복음을 듣는 자가 다만 몇 사람이라도 늘어나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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