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시장하신 예수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4장 31-35절 : 그러는 동안에, 제자들이 예수께, “랍비님, 잡수십시오” 하고 권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에게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다” 하셨다. 제자들은 “누가 잡수실 것을 가져다 드렸을까?” 하고 서로 말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행하고, 그분의 일을 이루는 것이다. 너희는 넉 달이 지나야 추수 때가 된다고 하지 않느냐?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눈을 들어서 밭을 보아라. 이미 곡식이 익어서, 거둘 때가 되었다.” (새번역)

20여 년 전,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의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8강까지 오르고서도 어느 기자에게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나는 아직 목이 마르다.” 아직도 앞에 남아 있는 경기에 더 승리를 하고 싶다는 강렬한 뜻을 내비친 말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우리 주 예수님께서 “나는 아직 배가 고프구나” 라고 말씀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문에 “나에게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다” 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은 제자들이 주님께서 시장하실까 봐서 걱정하고 있을 때에, ‘나는 육신의 양식을 못 먹어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복음을 듣고 구원 받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배가 고픈 것이다’ 라는 뜻으로 짐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먼저 영접한 우리들은, 다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사명을 지닙니다. 하지만, 세월은 흘러가도, 복음을 전할 사명만 매일 묵상하고 있지 실천으로 결실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주님을 시장하신 채로 내버려 두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복음을 전하지 못합니까? 거기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존 스토트(영국성공회 사제)는 그의 저서 ‘전도하지 않는 죄’에서 말합니다: 첫째로, 무엇을 전해야 할런지 알지 못해서 복음을 전하지 못한다. 둘째로, 이 시대가 복음에 냉소적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복음을 전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셋째로, 교회의 분위기가 일반적으로 복음의 열정을 잃었기 때문에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전해야 할런지를 간단히 요약해 봅시다. 감사성찬례 중에 “우리는 신앙의 신비를 선포합니다” 하고서, 이때 온 교회는 “그리스도는 죽으셨고, 그리스도는 부활하셨고, 그리스도는 다시 오십니다.” 라고 큰 소리로 선언합니다. 이것이, 복음을 전할 때에, 우리들이 전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분으로, 그 분은 하나님의 외아들이시며, 참 하나님이시며 참 인간으로서, 우리들을 위해 십자가 위에서 대속의 제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삼일 만에 다시 살아나셔서, 죽음을 이기시고 생명의 부활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부활의 첫 사람이 되셨고, 언젠가는 우리도 주님처럼 부활할 것입니다.

성경에는 여러 가지 예언들이 있습니다. 그 모든 예언들을,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모두 이루셨습니다. 다만 한 가지 남아 있는 약속이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그 날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만 그 날을 아십니다. 모든 인간들은 그 날을 대비해야 합니다.

이상의 세 가지 믿음의 골자는 우리 자신이 먼저 믿어야 할 내용이고, 복음을 전할 때에, 전해 주어야 할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 믿음의 핵심적인 내용들이 우리들의 언사로 표현되는 것보다, 이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이 앞장서야 합니다.

신입신자가 교리반을 마치고서, 할 일이 없게 되는 것은 큰 병입니다. 먼저 믿은 사람들이, 교리를 배우고서, 그 자리에 멈추어 서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룩하고 경건하게 살고, 신실하게 살고, 정의롭게 살고, 자비롭게 사는 삶이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먼저 복음에 이끌림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도> 지금도 성령을 통하여 복음을 전하고 계신 하나님, 저희 믿는 자들의 증언과, 또 저희의 삶을 통해서도 복음이 전파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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