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베드로전서 4장 7-11절 :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므로 정신을 차리고, 삼가 조심하여 기도하십시오. 무엇보다도 먼저 서로 뜨겁게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어 줍니다. 불평 없이 서로 따뜻하게 대접하십시오. 각 사람은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관리인으로서 서로 봉사하십시오.말을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사람답게 하고, 봉사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봉사하는 사람답게 하십시오. 그리하면 하나님이 모든 일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영광과 권세가 영원무궁하도록 그에게 있습니다. 아멘. (새번역)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운 것’은,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시고, 대속의 제물로 십자가에 수난 당하시고,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셔서 하늘에 오르신 때에, 이미 그 ‘마지막’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천년이 지나도록 아직 그 ‘마지막’이 오지 않는다고, 이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출항할 배가, 자기를 기다리며 출항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와 같습니다. ‘마지막’ 날이 지연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의 회개와 그의 구원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또 다시 추석을 맞이합니다. 별세한 사람들을 기억하는 명절입니다. 이제 팔십 고개에 올라선 저는, 제가 세상 살면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 가운데는, 이미 죽어서 하늘나라 간 사람이, 지금 살아 있는 사람보다, 더 많습니다.

금년에도 추석 날에 성묘를 가려고 합니다. 부모님 무덤을 만들고 지금껏 50 여년 동안 해마다 한 두 번씩 다녀 옵니다. 앞으로 몇 번이나 더 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이 가까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베드로 사도께서 주시는 말씀을 이 아침에 듣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삼가 조심하여 기도하십시오”(7절) 라고 했습니다. 영혼이 늘 깨어 있어서, 기도하기를 힘쓰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내 영혼이 헛된 일에 매몰되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자기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며 사는 자식처럼, 하나님께서 지금 품고 계신 심정을 헤아리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야 하겠습니다.

“서로 뜨겁게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어 줍니다”(8절) 했습니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는 말은, 사랑을 하는 사람의 죄가 사랑의 댓가로 용서받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누구를 사랑한다면, 그의 죄를 용서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많이 용서하며 사십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자기를 십자가에 못박은 자들까지 용서하셨는데, 우리가 용서 못할 사람이 세상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관리인으로서 서로 봉사하십시오”(10절) 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 곧 우리가 누리고 사는 수명, 건강, 기회, 재물, 지위, 지식, 능력, 기술, 인맥, 이 모든 것들을 움켜 쥐고만 있지 말고, 이웃을 섬기는 일에 쓰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구원의 길로 들어서도록 돕고, 그들이 생명을 얻도록 돕고, 그들이 소망을 가지도록 돕는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상의 세 가지, 곧 ‘영혼이 깨어 있기’,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기’, ‘나의 모든 것으로 이웃을 섬기기’를,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운 것을 깨닫는 사람들은, 힘쓰고 살라는 권유를 이 아침에 받습니다.

<기도> 엄위로우신 하나님, 저희가 세상에 살도록 허락하신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세상 사는 날 동안 제 영혼이 항상 성령 안에 깨어 있어서, 힘써 제 이웃을 용서하고, 사랑하며, 제게 주신 모든 것들로 제 이웃을 섬기며 살도록 인도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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