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시편 126편 : 1)주님께서 시온에서 잡혀간 포로를 시온으로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같았다. 2)그 때에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 때에 다른 나라 백성들도 말하였다. “주님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큰 일을 하셨다.” 3)주님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 일을 하셨을 때에,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
4)주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 보내 주십시오.
5)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으로 거둔다. 6)울며 씨를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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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는 족장시대부터 줄곧 인근에서 일어나는 제국주의자의 침략 속에서 수난을 당한 역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집트제국, 앗수르제국, 페르시아제국, 바빌론제국, 마케도니아제국, 로마제국 등에 침략을 당하여, 많은 사람들이 포로로 잡혀 가고, 재산을 몰수 당하고, 나라를 잃어버린 일이 수 차례였습니다.
여러 차례 반복되는, 잃었던 나라를 다시 찾는 일, 그래서 잡혀갔던 포로들이 귀환하는 일은 그들의 가장 기쁜 기억임과 동시에 장차에 이루어질 환상이었고, 이것은 후일에 그들의 인생의 종막에서 겪게 될 하나님의 구원의 이상과 일치하는 것이었습니다.
네겝은 유다의 남부지방을 일컫는 것으로, 거기에는 와디(마른 강)들이 있습니다. 이곳은 평소에는 바싹 마른 광야나 사막이어서, 강 흔적만 있고 물이 흐르지 않지만, 우기가 되면, 물이 철철 넘쳐 흐르는 강이 됩니다. 와디에 우기가 되어 물이 넘쳐 흐르듯, 돌아오는 포로들의 행렬이 그렇게 많은 무리가 되어 돌아오는 환타지입니다.
마치 우리나라가 일제 하의 36년을 지내고, 해방이 되어, 그간 조국의 독립을 꿈꾸며, 외지에 나가서 활동하던 동포들이, 중국에서, 일본에서, 간도에서, 미국에서, 유럽 각처에서 돌아오던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
시편 기자는 이것을 6절에서, 농부가 씨를 뿌린 후, 긴 여름의 태풍, 홍수, 우박, 가뭄 등 우여곡절을 잘 견뎌내고, 마침내 가을의 추수밭에서 거두게 될 풍성한 수확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쁨으로 단을 거두어 돌아오리라” 했습니다.
왜 울면서 씨를 뿌리는 것일까요? 봄에는 먹을 곡식이 핍절합니다. 하지만 한 해 농사를 지으려면, 적어도 종자는, 아무리 사랑하는 자식이 굶고 있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자식의 입에 먹이지 않고 간수해 두었다가 봄에 밭에 뿌립니다. 반드시 가을에 결실을 얻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흙 속에다 뿌리는 것입니다.
눈물이 나겠지요. 하지만 황금물결치는 추수밭을 미리 내다보며, 믿음으로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농부의 믿음입니다.
이 믿음을 가지고, 지금 포로로 붙들려 가 있는 동족들의 돌아옴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현재 세계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서 2년 가까이 정체된 상태에 들어가 있습니다. 모든 모임은 폐지되고, 예배를 비롯한 사회, 교육, 문화, 체육 등 온갖 단체행사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를 기화로 자기 세력을 확장하고, 자기 뜻을 펴는 기회로 사용하는 무리들도 있지만, 어떻든 이 비정상적인 상황은 언젠가 끝이 날 것입니다.
모든 갇혀 있던 선량한 의지의 사람들이 돌아올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 날에 마치 막혔던 봇물이 터져 흐르듯 서로 대면하지 못했던 그리운 사람들이 모두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날이 올 것입니다. 그 기쁨이 오죽 하겠습니까?
예배당 안이 꽉 차게 회중이 모여서, 파이프 올간에 맞추어 더 할 나위 없이 우렁차게 ‘온 천하 만물 우러러, 내 주를 찬양하여라’ 찬송을 힘껏 부를 날이 올 것입니다. 우리의 기쁨은 대단할 것입니다.
<기도> 비천한 목소리로도 저희의 찬양을 받으시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 2년의 코로나 기간 동안, 저희의 온전한 회개, 그리고 성숙된 믿음을 갖추게 하셔서, 다시 주님의 전에 모여 힘차게 찬송을 부를 때, 저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