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와 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6장 26-33절 : “공중의 새를 보아라.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으나,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 그것들을 먹이신다. 너희는 새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너희 가운데서 누가 걱정을 해서, 자기 수명을 한 순간인들 늘일 수 있느냐? 어찌하여 너희는 옷 걱정을 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 보아라.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온갖 영화로 차려 입은 솔로몬도 이 꽃 하나와 같이 잘 입지는 못하였다.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들어갈 들풀도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들을 입히시지 않겠느냐? 믿음이 적은 사람들아!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이 모든 것은 모두 이방사람들이 구하는 것이요,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 (새번역)

저는 새 중에는 제비를 좋아합니다. 지금은 제비를 별로 보기가 힘듭니다마는, 제가 어려서는, 제비가 3월 3짇날부터 가을까지 저의 집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공중 나는 새를 보라” 면 대뜸 생각나는 것이 그래서 제비입니다.

꽃이라면 찔레와 나리꽃을 좋아합니다. 찔레는 어릴 적 동네 어느 공장집 울타리를 지나가느라면 콧가에 향긋하게 스치던 찔레향 때문에 늘 그 고향집이 생각나게 하고, 역시 같은 고향 동네 언덕 숲속을 헤치고 다니다 보면, 반갑게 저를 맞아주던 나리꽃이 “백합꽃을 보라” 할 때마다 생각납니다.

“공중 나는 새를 보라”, “들에 핀 백합꽃을 보라” 하신 말씀은 새 관찰과 꽃 관찰을 잘 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하나님께서 명하신대로 공중을 날고, 또 꽃을 피웁니다. 하나님께서 기르십니다.

저 같은 인간이야, 제비를 보며 그 날렵한 솜씨에 멍청하니 바라만 보고 있고, 어쩌면 제 아내를 신기하게 닮아 주근깨박이인 나리꽃을 넋을 잃고 바라보지만, 예수님은 저와 관점이 다르셨습니다. 새와 꽃을 보며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의를 생각하셨습니다.

“인간이, 무얼 먹을까, 무슨 옷을 입을까 걱정하지만 말고,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의를 어떻게 이룰까에 골몰하면, 다른 모든 것은 채워 줄 터인데, 왜 쓸데없이 의식주에 매달려 평생을 사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셨던 것입니다.

새는 공중을 날고, 꽃은 꽃만 피우면 되듯이, 인간은 다만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이루는 데에 관심하면, 만사를 다 하나님께서 책임지신다는 약속입니다. 자녀교육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가르쳐야 하고, 나라 살림과 개개인의 삶에서는 하나님의 의를 실현시키는 일이 근간입니다.

이스라엘의 광야를 개간하던 모샤브, 기브츠운동에 관해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2천 년 동안 잃어버렸던 조국땅 시온을 회복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인구의 100분의 1만 농사에 성실히 전념하면, 나머지 99는 하나님께서 먹이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나머지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 일에 전념하라’는 뜻으로 저에게는 읽혀졌습니다.

그들이 옛 솔로몬의 성전 벽을 찾아와, 그 성전 벽에 머리를 조아리며 하염없이 중얼대고 기도하는 것을 봅니다. 그들이 무엇을 빌고 있는 것일까요? 제가 소망하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위해 저렇게 간곡하게 빌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하루는 어떤 기도로 시작하고 있습니까? 물론 개인적인 기도제목이 있겠지요. 건강을 위해서, 사업을 위해서. 하지만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얼마나 기도하며, 하나님의 의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기도하시는지요?

저는 날마다 조간신문을 읽습니다. 그런데 제 건강을 위해서는 조간신문을 안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문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기도> 의의 하나님,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저희가 기도하게 하옵소서. 또,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기 위해서 진력하는 것이 저희의 본분인 줄 알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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