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천사처럼 살아갈 때다

<교회력에 따은 말씀 묵상>

창세기 28장 10-13, 16절 : 야곱이 브엘세바를 떠나서, 하란으로 가다가, 어떤 곳에 이르렀을 때에, 해가 저물었으므로, 거기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는 돌 하나를 주워서 베개로 삼고, 거기에 누워서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있고,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아 있고, 하나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주님께서 층계 위에 서서 말씀하셨다. “나는 주, 너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요, 너의 아버지 이삭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다. 네가 지금 누워 있는 이 땅을, 내가 너와 너의 자손에게 주겠다. …” 야곱은 잠에서 깨어서, 혼자 생각하였다. “주님께서 분명히 이 곳에 계시는데도, 내가 미처 그것을 몰랐구나.” (새번역)

저는 천사를 본 일이 없습니다. 꿈에서도 천사를 못 보았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에는 자주 천사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창세기로부터 요한계시록에 이르기까지 천사가 인류의 역사 속에 출몰합니다.

성경에 나타난 천사들의 모습을 보면 대체로 이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1)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실 일이 있을 때에 천사를 시키십니다. 2)하나님께서 긴급히 사람들을 보호하실 일이나 도우실 일이 있을 때에 천사를 시키십니다. 3)하나님께서 심판을 행하실 때에 천사를 보내십니다. 4)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시는 종말의 때에 천사들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도우심을 빌어야 할 때에, 천사를 보내 달라고 비는 사람을 보기는 했지마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령을 통하여 도움을 주시기를 비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천사’를 전공하기보다, ‘성령’을 전공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외경 토비트서에 나오는 라파엘 천사의 역할을 읽으면서, 크게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토비트의 아들 토비아가 아주 깊은 곤경에 빠졌을 때 천사 라파엘의 도움을 받는 이야기가 길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주 철저하게 인간 토비아를 섬기는 라파엘을 보면서, 인간이 자기 이웃에게, 라파엘 천사처럼 친절히 돕는 자로, 고마운 존재로 살 수는 없을까 하는 소망을 품어 보게 된 것입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저는 워싱턴한인교회를 섬겼습니다. 어느 몹시 추운 날, 주일예배를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라지에타에 부동액을 미리 채워 놓지 못해서, 트렁크에서 김이 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백인이 차를 세우고, 제게 도와 줄 수 있는 친구의 전화번호를 물었습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휴게소에 가서 저 대신 전화를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백인 천사가 떠나고, 곧 흑인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제 차의 다른 문제가 없는가 살펴보아 주었습니다. 얼마 후에 제 한국인 교우가 부동액을 넉넉히 가지고 왔습니다. 인종별로 천사를 경험한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제가 살아 오는 동안에, 저를 도왔던 많은 천사같은 분들이, 제게 다가 왔던 라파엘들이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참으로 많은 라파엘들이 저를 에워싸고 저를 도왔습니다. 때로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으로 도왔고, 때로는 물질로 저를 도왔고, 때로는 가르침으로 저를 도왔고, 때로는 동행자로 저를 도왔습니다.

이런 천사같은 분들에게 에워싸여 살면서, 왜 나는 천사처럼 남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지 못했나 하는 자책감이 들었던 것입니다.

오늘은 ‘대천사’라고도 불리우는 미카엘 천사(요한계시록 12장 7절 이하)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교회는 그 밖의 천사들을 기억하는 날은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오늘 미카엘과 함께 다른 모든 천사들도 기억하라고 하는 뜻인 듯합니다.

나중에 하늘나라에 가면, 천사들의 깊은 내력을 모두 알게 되겠지만, 오늘 우리가 천사를 기억하는 취지는, 우리 자신이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우리 이웃을 위해 하나님의 심부름꾼으로, 곧 천사같은 존재로 살기 위함입니다.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기꺼이 마음과 몸으로 도움을 주고, 지갑을 열어서 돕고, 특별히 이웃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사람들로 살게 되도록 인도하며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렇게 우리 자신이 천사처럼 더욱 힘써 살기를 결단하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늘의 모든 천군천사들을 거느리시고 세상을 다스리시나이다. 저희도 주님의 심부름꾼이 되어, 비록 세상에 사는 보잘것 없는 존재이지만, 주님께서 이루실 일을 위해 심부름하며 살기를 소망합니다. 혹은 도우미로, 혹은 위로자로, 혹은 안내자로 저희를 써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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