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8장 1-3, 5-8, 14-15, 17절 (새번역) : 예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니, 많은 무리가 그를 따라왔다. 나병 환자 한 사람이 예수께 다가와그에게 절하면서 말하였다. “주님, 하고자 하시면, 나를 깨끗하게 해 주실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서 그에게 대시고 “그렇게 해 주마. 깨끗하게 되어라” 하고 말씀하시니, 곧 그의 나병이 나았다. …

예수께서 가버나움에 들어가시니, 한 백부장이 다가와서, 그에게 간청하여 말하였다. “주님, 내 종이 중풍으로 집에 누워서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였다. “내가 가서 고쳐 주마.” 백부장이 대답하였다. “주님, 나는 주님을 내 집으로 모셔들일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마디 말씀만 해주십시오. 그러면 종이 나을 것입니다.” …

예수께서 베드로의 집에 들어가셔서, 그의 장모가 열병으로 앓아 누운 것을 보셨다. 예수께서 그 여자의 손에 손을 대시니, 열병이 떠나가고, 그 여자는 일어나서, 예수께 시중을 들었다. … 이리하여 예언자 이사야를 시켜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그는 몸소 우리의 병약함을 떠맡으시고, 우리의 질병을 짊어지셨다.”

* * * *

하나님 앞에 이런 무엄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주님, 이천 년 전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을 때, 많은 병자들을 고쳐 주신 것 진정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왜 그 때, 아예 병원을 차려 주시고, 의학을 전수해 주셔서, 모든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대책을 좀 가르쳐 주고 가지 않으셨습니까? 인간들이 주님의 치병의 비밀을 좀 알게 되면 안 되었습니까?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죽어가고 있고, 그들의 가족들이 슬퍼하고 있는데, 그래도 괜찮단 말입니까?

주님, 유대 땅과 갈릴리 땅을 두루 다니시며, 병자들과 괴질을 가진 사람들을 고쳐 주시느라고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때 한 백부장의 부하를 위해서, 왕진부탁을 받으셨을 때, ‘원격진료’를 베푸셨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좀 질병 자체의 근원을 없애 버리는 조치를 내려 주실 수는 없었던가요? 가령, 두 팔을 펼치시고, “만방의 병균들과 질병의 원인들아, 명하노니, 사라져서 다시는 인간을 괴롭히지 말지어다” 하시면, 모든 인간들이 주님을 하나님으로 받들게 될 것 같은데요..?

주님, 인간이 질병에 시달리도록 세상에 장치를 하신 겁니까? 질병에 시달리는 동안, 그 고통을 통해서 인간을 길들여, 하나님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하나님께 순종하게 만들고, 인간의 잘못된 고집을 꺾으시려고 질병을 두셨다면, 좋습니다. 제가 질문을 더 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과연 그런 의도로 지금껏, 어떤 사람에게는 나병을, 어떤 사람에게는 중풍을, 어떤 사람에게는 코로나19를 앓게 하신 것입니까?

위의 세 가지 질문에 저는 하나님께로부터 아무런 대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묻지 않겠습니다.

다만 다니엘서 3장 18절에서 이런 구절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 (개역개정)

즉 질병을 고쳐 주시거나, 질병을 세상에서 아예 없애 주시거나 하지 않으실지라도, 다니엘처럼,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끝까지 지키렵니다.

저는 줄곧 선천성 고혈압의 위협이 있어서, 저를 힘들게 합니다. 이 체질 덕분에 저는 함부로 과로, 음주, 격정에 붙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감사를 드립니다.

제게는 서른 여덟 살 때부터 시작된 이명이 저를 떠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려면, 이명이 가로 막습니다. 저는 가을벌레들의 합창소리를 전혀 듣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감사드립니다. 귓속에서 24시간 365일 들려 오는 이 ‘사이렌 소리’가 저를 늘 경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신장, 간장은 다른 건강한 사람과 다릅니다. 항상 지뢰의 뇌관처럼, 하나님께서 저를 세상에서 데려가실 수 있는 장치가 완벽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사합니다. 제 목숨은 오로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오늘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 만병의 의원이신 하나님, 모든 피조세계는 하나님께서 지으신 바 설계인 것을 믿습니다. 저희들이 주님의 나라에 이르는 날까지 주님께서 긍휼과 자비로 저희와 동행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