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사역” 의 달인들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0장 39-42절 : 그에게 마리아라 하는 동생이 있어 주의 발치에 앉아 그의 말씀을 듣더니 마르다는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한지라 예수께 나아가 이르되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시나이까 그를 명하사 나를 도와 주라 하소서 주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개정개역)

하나님을 믿는 모든 사람들은 각기 자기 나름대로 하나님을 섬기며 삽니다. 누구는 이름날 정도로 섬기고, 누구는 이름 없이 섬깁니다. 소문이 많이 났다고 잘 섬긴다고 할 수도 없고, 이 일 저 일 많이 한다고 크게 섬기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비록 한 가지 일을 해도, 주님께서는 기뻐하신다는 것이 오늘의 말씀입니다.

저는 한때 강화도 온수리에서 교회 일을 했습니다. 그곳은 저에게 인상 깊은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특별히 모범적인 섬김의 교우들을 만날 수가 있었던 교회였습니다.

지금은 천국에 계신 ‘애드레’ 라는 할머니 교우가 계셨습니다. 그분은 자진해서 평생 교회 종지기를 하신 분이셨습니다. 얼마나 정확한지 아침 여섯 시, 정오, 저녁 여섯 시, 하루 세 번을 완벽하게 치셨습니다. 물론 교회는 이 시간에 조도, 낮기도, 만도를 드리지만, 온 동네가 그의 종소리에 맞춰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춘하추동, 비록 몸이 좀 불편한 때에도 어김없이 종을 치셨고, 정확하게 시간을 지키셨습니다. 그토록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시는 비법이 무엇이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신비스럽게 ‘한 가지 사역’을 완벽하게 이행하셨습니다.

또 제가 한 주간에 두 번 씩 만나는 ‘안나’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그분은 자기 재산을 바쳐 양로원을 설립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러고는 그 양로원의 주방에서 40여 명의 식사를 날마다 장만하셨습니다. 제가 방문해서 안나 할머니에게 인사를 드리려면, 반드시 주방으로 가야 뵐 수가 있었습니다. 불을 때거나, 반찬을 만드시고 계셨습니다.

늘 웃음으로 사람들을 대하시던 그 할머니는 대장부처럼 거동도 활발하셨습니다. 사람들에게 신바람나게 만드는 대화를 하시던 분이었습니다. 그것이 안나 할머니가 맡으셨던 ‘한 가지 사역’이셨습니다.

한 분 만 더 소개하겠습니다. ‘김유다’ 라는 신자였습니다. 그 분은 강화군 길상면의 청소과에 근무했습니다. 정한 시간에 차를 몰고, 온 지방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의 차가 가는 곳에는 그 차의 시그널 멜로디가 명랑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주께서 주신 은혜는 크오니, 즐거운 노래 불러 찬송하세. 우리들의 노래는 감사하는 노래니, 이 땅이 진동하도록 부르세.” 하는 어린이 찬송을 우리는 따라 부르곤 했습니다.

이 찬송은 유년주일학교 다닌 사람은 누구나 아는 가락이고 찬송입니다. 저는 온수리에 살면서 그의 청소차가 다니는 소리가 들려 올 때면, 마음을 다해 김유다 교우를 응원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하려고 애쓰는 그의 마음이 아름다웠습니다.

누구든, 어느 곳에 사는 신자든지 간에, 각자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수행할 수 있는 사역 한 가지를 이처럼 찾아서 실천하면서 산다면,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실 것입니다.

<기도> 사랑의 하나님, 저희에게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섬길 수 있는 사역을 담당하도록 이끄심을 감사드립니다. 비록 작아 보이는 일이라도 충성을 다하여 일심으로 섬겨,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도록 인도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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