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히브리서 4장 12-13절 :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어서, 어떤 양날칼보다도 더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뚫어 혼과 영을 갈라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놓기까지 하며, 마음에 품은 생각과 의도를 밝혀냅니다. 하나님 앞에는 아무 피조물도 숨겨진 것이 없고, 모든 것이 그의 눈 앞에 벌거숭이로 드러나 있습니다. 우리는 그의 앞에 모든 것을 드러내 놓아야 합니다.” (새번역)
지난 10월 8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금년도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로 두 사람의 이름을 발표했습니다. 한 사람은 필리핀의 언론인 마리아 레사였고, 다른 한 사람은 러시아의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였습니다.
마리아 레사는, 재판 없이 수천 명의 용의자를 사살한 필리핀의 대통령 두테르테의 초법적인 마약 반대 캠페인에 대해서 결사적으로 반대해 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정부 신문인 노바야가제타를 설립한 사람으로, 푸틴 대통령의 언론 탄압에 맞서 싸우던 나머지, 그의 동료 언론인 6명의 기자가 의문의 살해를 당한 일마저 있었던 사람입니다.
이 두 사람이 수상 결정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웃음 띤 얼굴을 보면서, 그들의 웃음 뒤에 가려진 눈물을 저는 보았습니다. 그들의 뇌리 속에, 지금껏 함께 언론활동을 하다가 권위주의 통치자의 흉탄에 숨져 간 동료들의 꿈이 잊혀지지 않고 있었을 것입니다.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에 우선 그들 동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겠습니까?
자기 자신들도 밤이나 낮이나 그들을 뒤쫓고 있는 암살단의 추적을 피하면서 일을 해 왔을 것입니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결정을, 문명은 최고조로 발전하고 있지만, 언론의 자유는 아직껏 권위주의의 압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고발하기 위함이라고 말했습니다.
성경에 보면, 최초의 언론인은 선지자 나단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대중 매체가 하나도 없던 시대에, 명성도 드높은 다윗왕의 숨겨 놓은 죄를 회개하게 하려고 목숨을 걸었던 사람입니다. 밧세바를 취하고자, 그의 남편이며, 충신이었던 우리야 장군을 교묘히 죽인 다윗왕의 치정사건을 천하에 드러낸 것입니다.
그의 지혜로운 설법이 자신의 목숨까지는 잃지 않고, 다윗왕의 회개를 이끌어 냈습니다. 하지만, 그가 한 일은 아무나 할 수 있었던 일은 아니었습니다. 용기가 있어야 했습니다. 목숨을 걸어야 했습니다.
오늘날도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정의로운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론인들입니다. 취재활동을 하고, 이를 기사화하고, 자기가 속한 매체를 통해서 일반에게 알리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언론의 불편부당의 대원칙을 지켜 가며 일하는 언론인들의 공로로 우리는 자유를 향유합니다.
나단 선지자의 후예의 한 분이 세례 요한입니다. 그도 역시 권력자의 칼 날 앞에 목숨을 잃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모든 전도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여, 죄의 속박으로부터 인류를 놓여 나게 하는 ‘자유의 투사들’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언론의 자유와 신앙의 자유는 같은 운명의 배를 타고 있습니다.
<기도> 전능하신 하나님, 이 백성에게서 자유를 앗아 가려는 모든 세력을 물리쳐 주시옵소서. 자유 가운데도 기본적인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모든 꾀와 의지를 꺾어 놓으시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도 제한하지 않으신, 이 자유를 잃지 않도록, 주여, 저희를 지켜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