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날개 그늘에 나를 숨겨 주시고”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시편 17편 6-8절 : “하나님, 내가 주님을 부르니, 내게 응답하여 주십시오. 귀 기울이소서, 내가 아뢰는 말을 들어 주십시오. 주님의 미쁘심을 크게 드러내 주십시오. 주님께로 피하는 사람을 오른손으로 구원하여 주시는 주님, 나를 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십시오. 주님의 눈동자처럼 나를 지켜 주시고, 주님의 날개 그늘에 나를 숨겨 주소서.” (새번역)

1950년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해입니다. 아버지가 재직하던 평양성화신학교가 폐교 당하면서 갈 곳을 잃은 신학생들 몇 명이라도 인민군에 징집 당하지 않게 도우려고 아버지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음식점을 열려니, 두 세 명 밖에는 구제할 방법이 없었고, 이발관을 열려니 그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사이다 병 마개를 만들어 사이다 공장에 납품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레스 기계를 구입해다가 신학생 여러 명과 함께 공장을 시작했습니다. 신학생들에게는 노동자 신분증이 발급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유엔군이 평양에 진주할 무렵까지 인민군 징집을 당하지 않고 노동자로 지낼 수 있었습니다. 노동자는 군 면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그 공장에서 항상 들려오는 찬송이 있었습니다. “주의 곁에 있을 때, 맘이 든든하오니, 주여, 나를 생전에 인도하여 주소서. 주여, 주여, 나를 인도하소서. 광음여류하오니, 주여 인도하소서.”

세계사 책을 뒤적이다 보니까, 지금부터 딱 2백 년 전인 1821년에 세계적으로 콜레라 전염병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러시아에서도, 폴란드, 스페인, 이탈리아에서도, 콜레라는 단시간에 치명적인 상태에 빠져, 급성 설사와 구토에 시달리다가 팔과 다리에 경련을 일으키면서 피골이 상접해져 죽어 갔습니다.

처음에는 인도의 향토병인 것으로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겼지만, 영국인들의 해상무역로를 따라 세계 곳곳으로 전파되는 이 전염병이 페르시아, 터키, 영국, 그리고 이윽고, 중국, 한국까지 퍼져서, 조선왕조 순조실록에는 제주도까지 콜레라가 만연했다고 했고,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의하면, 1821년에 평양에서 4만 명, 한양에서 13만 명이 사망했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였습니다.

의학이 전혀 발달되지 않았던 그 당시에 얼마나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었을까 생각하면 후대에 사는 우리들도 무서움이 느껴집니다. 영국 사람들은 이 병을 ‘인도에 식민지 침략을 했던 탓으로 하나님께서 내린 저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만약 진정 그렇게 깨달았다면 회개를 했어야 마땅하지요.

오염된 물 때문에 콜레라 파급속도가 빠르다는 발견을 하게 되어, 수도, 화장실 관리가 현대화되고, 생활방식이 위생적으로 변모되면서, 점차로 인류는 콜레라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습니다.

2020년 초에 일기 시작한 코로나 전염병으로, 세계의 많은 산업들이 정체된 상태에서 2년 가까이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아직은 대형전염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러다 말려니 했지만,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당국은 ‘위드-코로나’ 시대를 열어보겠다고 기염을 토합니다. 부디 숨통이 트이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제가 믿기는, 창조주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즈음 제 어릴 때의 주제로 돌아가서 살고 있습니다. “주의 곁에 있을 때, 맘이 든든하오니.. 주의 날개 그늘 아래 나를 숨겨 주소서.”

<기도> 주 하나님, 오로지 소망은 주 하나님께 있습니다. 저희를 구원하여 주시옵소서. 예, 회개합니다. 주님께 돌아옵니다. 주님의 말씀대로 살렵니다. 주님께 반역하는 일 없겠습니다. 주님, 저희를 건져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