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히브리서 7장 23-26절 : 23)또한 레위 계통의 제사장들은 죽음 때문에 그 직무를 계속할 수 없어서, 그 수가 많아졌습니다. 24)그러나 예수는 영원히 계시는 분이므로, 제사장직을 영구히 간직하십니다. 25)따라서 그는 자기를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오는 사람들을 완전하게 구원하실 수 있습니다. 그는 늘 살아 계셔서 그들을 위하여 중재의 간구를 하십니다.

26)예수는 이러한 제사장으로 우리에게 적격이십니다. 그는 거룩하시고, 순진하시고, 순결하시고, 죄인들과 구별되시고, 하늘보다 높이 되신 분입니다. 27)그는 다른 대제사장들처럼 날마다 먼저 자기 죄를 위하여 희생제물을 드리고, 그 다음에 백성을 위하여 희생제물을 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는 자기자신을 바치셔서 단 한 번에 이 일을 이루셨기 때문입니다.

28)사람들에게 약점이 있어도 율법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대제사장으로 세우지만, 율법이 생긴 이후에 하나님께서 맹세하신 말씀은 영원히 완전하게 되신 아들을 대제사장으로 세웠습니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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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돌아가신 제 어머니는, 폐암 진단을 받고, 입원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입원한 이후에 더 정밀하게 진찰을 해 보니, 뇌암도 있으신 것이 나타났습니다. 이 두 가지 암은 모두 불가항력적이었는데, 그 결과로 마침내 식도 자율신경이 작동을 멈추게 되면서, 이로 인해 식사를 할 수가 없게 되어 운명하시고 말았습니다.

폐암이 먼저였는지, 뇌암이 먼저였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단지, 연로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면 더 할 말이 없지마는, 아들인 저에게는 슬프게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폐암이나, 뇌암이 발생한 원인이, 몸에 누적된 탄산가스로 인한 것이라면, 어머니의 경우, 오래 살림을 하시는 동안, 수없이 연탄가스가 쌓여 있는 부엌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구나, 어머니가 오랜 동안, 옷 제품공장의 조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일해 왔기 때문에 더욱 암 발생의 가능성이 높게 되었다는 결론에 미치면서, 대단히 슬펐습니다.

결국 저희 7남매를 먹이고, 공부시키시느라고 당신의 몸은 다 무너지면서도 끝끝내 자식들을 위해 버텨 오셨구나 하면서, 애통해 했습니다.

어머니의 태내에 있을 때 못지 않게, 태어나서는 더 많이, 오래도록 어머니를 갉아먹으며(?) 지내온 저와 저희 7남매들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눈 앞에 어른거렸습니다.

이것은 저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자, 당신은 십자가에 오르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하신 뜻을 깨닫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깨닫는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고상) 십자가를 바라볼 때, 예수님이 거기 달리시고, 가시가 그 분의 머리를 뚫고 들어가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가엾으신 예수님!’ 이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단지 한 사람의 순교자를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십자가를 바라볼 때, 하나님께서 그곳에 달리게 하신 자(예수)를 믿음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당신은 바로 자기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당신 자신을 보게 될 때, 예수님은 당신의 구주가 되실 것입니다.” 라고 아르헨티나의 복음주의 설교가 ‘후안 오르티즈 까를로스’는 말합니다.

‘가엾으신 제 어머니’ 만 바라보이고, 그 어머니 덕에 생명을 보전하고 있는 제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면, 또 ‘가엾으신 예수님’ 만 바라보이고, 그 예수님 덕분에 구원 받은 제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면, 제 어머니의 죽음도, 제 구원자 예수님의 죽음도 모두 헛될 것입니다.

<기도> 십자가에 달려 수난하시고 저를 구원하신 하나님, 그 구원의 사랑이 제게서 잊혀지는 순간이 없도록, 제가 날마다 십자가 앞에서 십자가를 바라보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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