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계시록 1장 11, 17-20절 : 11)그 음성은 나에게 “네가 보는 것을 책으로 기록하여 에페소, 스미르나, 베르가모, 티아디라, 사르디스, 필라델피아, 라오디게이아 등 일곱 교회에 보내어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 17)나는 그분을 뵙자 마치 죽은 사람처럼 그분의 발 앞에 쓰러졌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나에게 오른손을 얹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처음과 마지막이고, 살아 있는 존재이다. 나는 죽었었지만, 이렇게 살아 있고 영원무궁토록 살 것이다. 그리고 죽음과 지옥의 열쇠를 내 손에 쥐고 있다. 그러므로 너는 네가 이미 본 것과 지금 일어나는 일들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기록하여라. 20)네가 보는 내 오른손의 일곱 별과 일곱 황금등경의 비밀은 다음과 같다.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천사들이고, 일곱 등경은 곧 일곱 교회이다.” (공동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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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등장하는 일곱 교회가 있던 도시들은, 모두 오늘날 터키 서부해안지방에 산재된 도시들입니다. 그 중 4개 도시는 해안의 도시들이고, 3개 도시는 해안에서 가까운 내륙도시들입니다. 말하자면, 당시의 지상에 세워진 지역교회들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이 교회들을 향해 주시는 말씀으로 요한계시록 2장과 3장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각 교회에 하신 모든 말씀들은, 2천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세상의 모든 교회를 향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충고의 말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열정으로 주님을 섬깁시다.> (에베소교회에 내리신 충고) : 교회가 “처음 사랑을 잃어 버렸다”고 꾸중하셨습니다. 주님을 향한 사랑, 교우들 간의 사랑, 이웃을 향한 사랑은 교회의 기본 요소입니다. 그런데 그 사랑이 곧잘 식어집니다. 기어이 우리 교회의 사랑을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박해자의 위협과 유혹자의 시험에 넘어가지 맙시다.> : (스미르나교회에 내리신 충고) : 교회가 박해나 어려움을 만나면, 낙심하기 쉽습니다. 더구나 신도들이 유혹자들의 속임수에 넘어가기 쉽습니다. 오늘날의 인본주의자들에게 넘어가서는 안 되겠습니다.
<세속과 결탁하는 교회가 되지 맙시다.> (베르가모교회에 내리신 충고) : 영적으로 병든 교회에는 점차로, 우상을 섬기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이들이 생겨납니다. 또한 음란 을 죄로 여기지 않는 이들이 생겨납니다. 단호하게 우상과 음란을 물리쳐야 교회의 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현실주의자가 되지 맙시다.> (티아디라교회에 내리신 충고) : 교권을 잡은 사람이 분별력을 잃어 죄에 빠져 버리게 되면, 교회는 송두리째 나락으로 떨어져 쇠멸하고 맙니다. 이 상황에서 교회를 구출하는 방법은 회개 밖에는 없습니다. 통절한 회개로 총체적인 현실적응 사고를 깨트립시다.
<깨어 있는 교회가 됩시다.> (사르디스교회에 내리신 충고) : 영혼이 깊은 잠에 빠진 교회들이여, 잠에서 깰지어다 ! 비록 지금 수많은 교인들이 모여들고 있고, 예배당이 남달리 웅장하고, 교회 프로그램들이 왕성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삽시간에 몰락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진리에서 떠나는 날, 교회는 몰락하고 마는 것입니다.
<선교하는 교회가 됩시다.> (필라델피아교회에 내리신 충고) : 신앙전통을 잘 지켜 오면서, ‘장자교회’로 자처하는 교회들이, 선교하지 않는 교회가 되기 쉽습니다. 이런 교회들은 박해나, 시련이 오면 곧잘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선교하는 교회가 됨으로, 굳건히 서서, 모든 단련을 잘 견디어 내도록 합시다.
<겸손한 교회가 됩시다.> (라오디게이아교회에 내리신 충고) : “차라리 네가 차든지, 아니면 뜨겁든지 하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라고 주님께서 탄식하시는 것을 보면, ‘미지근한 교회’라는 지적입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지식적으로도 인텔리라고 자부하는 교회가 흔히 이렇습니다. 주님은 미지근한 것을 싫어하십니다. 성령 안에서 열기를 회복합시다.
<기도> 거룩하신 하느님, 저희 교회가 모범적인 교회라고 자부할 때에 넘어지기 쉬운 것을 깨우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의 영혼이 늘 깨어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스스로 부족함을 깨달아, 교회의 본질을 속히 회복케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