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로마서 8장 28절 :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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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선을 이룬다” 는 말은, “복된 결과가 되었다” 는 등의 현세적 행운을 말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최후에 맞이하는 영광”을 의미합니다. 즉 구원과 영생에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흔히 말하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을 아시지요? 또 “인생 만사 새옹지마”라는 말도 아시지요? 하지만, 오늘의 본문은 그런 속담들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릅니다. 죽음을 넘어서는, 곧 부활을 통하여 영원한 나라에서 이루어질 최종의 결과를 말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일생을 살아가는 유형을 몇 가지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1) 아프리카의 많은 사람들처럼, ‘자연’과 싸우고, ‘맹수’들과 싸우고, ‘이민족’들과 싸우면서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 고생 끝에 낙을 보게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3) 애당초 남부럽지 않게 살다가 점차로 가세가 기울어져서 참으로 불운하게 일생을 마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4) 태어날 때부터 일생동안 경제적으로도 넉넉하고, 덕이 있어서 두터운 정을 나누며, 건강하게 장수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위의 네 가지 유형 가운데 어느 유형에 속해서 살았든지 간에,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아직 그의 생애가 ‘선을 이루었는지, 못 이루었는지’ 누구도 단언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인생들 만이 결과적으로 ‘선을 이룬 인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서 인물들 가운데 몇 사람의 예를 들어 가면서, 아래와 같이 네 가지 유형의 인생으로 분류해 보겠습니다.
1) 세상에서 잘 살다가 — 힘들게 되다 — < 믿음 없음 — 영벌 >
이 범주에 속하는 예로, 가룟 유다를 들고 싶습니다. 그는 주님의 제자의 반열에 속하는 영광을 입었습니다. 구원의 특급열차를 타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자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자기 의도대로 주님을 농락했습니다. 이것으로, 그는 구원과 영생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2) 소망 없이 살다가 — 예수님을 만나다 — < 믿음 없음 — 영벌 >
이 범주에 속하는 예로, 저는 사도행전 서두에 등장하는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를 들고 싶습니다. 이들이 초대교회의 신도가 되었습니다. 정말 표가 날 정도로 신심이 두터운 분들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시험을 이기지 못해, 하나님과 교회를 속이려고 했습니다. 이 일로, 그들은 영원한 파멸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3) 세상에서 잘 살다가 — 힘들게 되다 — < 믿음 — 구원, 영생 >
최초의 순교자 스테반을 들고 싶습니다. 한창 나이에 그는 예수를 증거하다가 죽었습니다. 예수를 믿어서, 그는 순교를 당했습니다. 말하자면, 세상에서는 ‘선’을 이루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믿음으로 구원과 영생에 이르게 됩니다. ‘최종적인 선한 결과’를 맞이합니다. 베드로, 바울과 같은 모든 사도들이 이 유형에 속합니다.
4) 한 때 힘들게 살다가 — 잘 되다 — < 믿음 — 구원, 영생 >
구약의 인물들 가운데 족장 요셉, 예언자 요나, 욥기의 주인공 욥이 이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반부 생애는 어떻게 살았든, 그들은 한 없이 깊은 인생 수렁에 빠져서 고통을 겪었지만, 말년은 복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선을 이룬 결과’는, 믿음으로 구원과 영생을 얻는 데에 있었습니다.
‘마침내 선을 이루는 것’은, 인생살이를 다 마치고,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고 나서야, 결판이 나는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가 방심하지 않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세상에서 한때 일이 잘 풀린다고, ‘선을 이룬 것이라’고 헛된 판단을 하지 말게, 저희 영혼이 깨어 있게 해 주시옵소서. 부디,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는 날까지, 믿음으로 승리하는 그 날까지, 주님께서 앞서 가신 거룩한 길로 행하게 인도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