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에베소서 2장 19-22절 : 19)그러므로 이제부터 여러분은 외국 사람이나 나그네가 아니요, 성도들과 함께 시민이며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20)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이 놓은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며, 그리스도 예수가 그 모퉁잇돌이 되십니다. 21)그리스도 안에서 건물 전체가 서로 연결되어서, 주님 안에서 자라서 성전이 됩니다. 22)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도 함께 세워져서 하나님이 성령으로 거하실 처소가 됩니다.
4장 3-6상, 13-14절 : 3)성령이 여러분을 평화의 띠로 묶어서, 하나가 되게 해 주신 것을 힘써 지키십시오. 4)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요 성령도 하나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도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그 부르심의 목표인 소망도 하나였습니다. 5)주님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6)하나님도 한 분이십니다.
13)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고, 온전한 사람이 되어서, 그리스도의 충만하심의 경지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14)우리는 이 이상 더 어린아이로 있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인간의 속임수나, 간교한 술수에 빠져서, 온갖 교훈의 풍조에 흔들리거나, 이리저리 밀려다니지 말아야 합니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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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파가 여럿인 것은 교회의 수치입니다. 사랑을 말하는 교회가, 교회 간판을 따로 하고, 교회 곁에 다른 교파의 교회를 짓고, 서로 경쟁하고, 서로 다투는 모양을 보면서,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둘 중에 적어도 하나가, 또는 두 교회 모두가, 사랑을 말로만 한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제1세기 교회는 하나의 교회였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역사가 흘러 내려오는 동안,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10개로, 10개가 50개로, 50개가 수 백 개로 갈라져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교회 분열에는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초대교회의 신앙을 이어받는다는 명분도 있었고, 정통신앙을 보수한다는 명분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교회일치를 위해서’ 교회를 나눈 교파도 있습니다. 그 교파의 이름에 ‘uniting church’ 라는 글귀가 쓰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교회의 헤게모니(주도권) 다툼으로 교회가 갈라 섰습니다. 이것은 교권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의 기득권 싸움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한 번 갈라서고 나면, 다시 합하기 힘든 것은, 역시 교권 때문입니다. 두 개의 감투(최고통치권)를 하나로 줄이려면, 누군가는 감투를 쓸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일치는 말 뿐이고, 역사가 흐를수록 교단의 숫자는 늘어나기만 합니다.
신도들은 성직자들에 비해서 교회일치, 또는 교회통폐합의 의견에 쉽게 동의합니다. 하지만, 교회일치의 열쇠는 성직자들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약 교회일치의 일을 신도들에게 맡겼다면, 교회일치는 벌써 완성되었을 것 같습니다.
교회일치의 명분으로 만들어진 단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맹이 있습니다. 이들은 오히려 한국교회를 신앙적으로 이념적으로 양분하는 일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 이슈에 대해, 교회가 하나 되는 일보다, 상대방과 대립각을 세우는 일이 이 단체들의 생리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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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교회야 어떻게 흘러가든, 평교인으로, 또는 지각있는 성직자로서, 오늘 본문에서 교회의 일치를 위해 애태우며 말씀하셨던 사도 바울의 권고를 따라, 교파의 문턱을 넘어 삼위일체 하나님을 섬기는 같은 신도들로서 ‘하나 되는 교회’ 에 이바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좀 생각해 봅시다.
첫째로,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예배에는 찬송 부르기, 성경말씀을 묵상하기, 함께 기도하기, 이 세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넘어서기 힘든 것이 있다면, 성경말씀을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각 교파가 배척적으로 사용하는 번역성경을 가지고 모였다 하더라도, 같은 본문말씀을 통해서 각자가 깨닫는 바를 서로 나누는 말씀 묵상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어려운 이웃을 함께 섬기는 일입니다. 비록 서로 다른 교파의 사람들일지라도, 함께 어려운 이웃을 함께 섬기다 보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하나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세째로, 함께 전도할 수 있습니다. 전도해서, 피전도자가 원하는대로 교파를 결정해서 세례를 받게 승인해 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전도에 연합전선을 펼칠 수가 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을 올바로 섬긴다는 명분으로 교회를 갈라 놓고,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이해한다는 명분으로 교회를 갈라 놓은 저희의 죄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어느 민족보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서, 하나님을 가장 슬프게 만든 유대인의 회당을 끝까지 떠나지 않고 품어 주셨던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교회가 하나 되는 일에 저희가 한 마음을 품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