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공동번역 개정판)
신명기 6장 1-2, 4-5절 : 1)이것은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분부해 주신 계명에 딸린 규정이요 법령이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너희가 건너가 차지할 땅에서 이것을 지키도록 너희를 가르치라고 하셨다. 2)이는 너희로 하여금 너희 하느님 야훼를 경외하며 내가 오늘 지시하는 그의 규정과 계명을 지키게 하려는 것이다. 또한 너와 네 후손 대대로 평생토록 이를 지켜 오래 살게 하려는 것이다. … 4)너,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의 하느님은 야훼시다. 야훼 한 분 뿐이시다. 5)마음을 다 기울이고, 정성을 다 바치고, 힘을 다 쏟아, 너의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여라.
4절 서두에 ‘셰마, 이스라엘’ (‘들어라, 이스라엘아’) 이라는 어귀는, 마치 한국의 옛날 어린이들이 마을 서당에 가서 ‘하늘 천, 따 지’를 배우던 것처럼, 유대인의 교육의 기초였습니다. 적어도 가나안 땅,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위해 준비하신 땅에서 살려면, ‘야훼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 가르침은 우리 기독교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조건으로, ‘하느님 사랑’을 명하고 있습니다.
마음과, 정성과, 힘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 인격 속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면, 그는 정성을 바치고 힘을 다하여 마음에 품은 사랑을 나타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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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46편 1-2, 6-9절 : 1)할렐루야, 내 마음 야훼를 찬양하리라. 2)한평생 야훼를 찬양하리라. 이 목숨 있는 동안 수금 타며 하느님을 찬양하리라. … 6)하느님은 하늘과 땅, 바다와 거기에 있는 모든 것을 지으신 분, 언제나 신의를 지키시고 7)억눌린 자들의 권익을 보호하시며, 굶주린 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고, 야훼는, 묶인 자들을 풀어주신다. 8)야훼, 앞 못 보는 자들을 눈뜨게 하시고, 야훼, 거꾸러진 자들을 일으켜 주시며, 야훼, 의인을 사랑하신다. 9)야훼, 나그네를 보살피시고, 고아와 과부들을 붙들어 주시나 악인들의 길은 멸망으로 이끄신다.
하느님께서 찬양 받으실 만한 분이신 것은, 그가 억눌린 자들, 굶주린 자들, 묶인 자들의 하느님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백성을 압제할 수가 없습니다. 결손가정들을 돌보아 주고, 장애를 가진 이들을 돕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의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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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서 9장 12-14절 : 12)그리스도는 단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셔서 염소나 송아지의 피가 아닌 당신 자신의 피로써 우리에게 영원히 속죄 받을 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13)부정한 사람들에게 염소나 황소의 피와 암송아지의 재를 뿌려도 그 육체를 깨끗하게 하여 그들을 거룩하게 할 수 있다면, 14)하물며 성령을 통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흠없는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의 피는 우리의 양심을 깨끗하게 하는 데나 죽음의 행실을 버리게 하고 살아 계신 하느님을 섬기게 하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겠습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를 지시고, 대제사장이 하는 일을 단 한 번에 완결하셨습니다.
즉, 대제사장은 자신의 죄 사함을 위해서도 제사를 드려야 하는 인간이지만, 예수님은 죄가 없으시므로 그럴 필요가 없으셨습니다. 대제사장의 제사는 효력이 짧으므로, 하느님께 자주 제사를 바쳐야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제사는 단 한 번으로 족했습니다. 대제사장의 제사는 제한된 수, 곧 몇 사람의 속죄를 위한 제사 밖에는 할 수 없었어도, 예수 그리스도의 제사는 만민을 위한 영원한 효능을 지닌 제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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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12장 28-31절 : 28)율법학자 한 사람이 와서 그들이 토론하는 것을 듣고 있다가 예수께서 대답을 잘 하시는 것을 보고 “모든 계명 중에 어느 것이 첫째 가는 계명입니까?” 하고 물었다. 29)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첫째 가는 계명은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하느님은 유일한 주님이시다. 30)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31)또 둘째 가는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 이 두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예수님께서 ‘첫째 가는 계명’으로 단 하나의 계명을 말씀하시지 않고, 두 개의 계명을 말씀하십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이 두 개의 계명은 분리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만약 하느님 사랑이 이웃 사랑으로 실현되지 못한다면, 그건 하느님 사랑도 아니고, 다만 허공을 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웃 사랑이 하느님 사랑에서부터 출발한 것이 아니라면, 그건 다만 정제된 ‘자기애’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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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종합적인 메시지>
어떤 신자는 이웃 사랑에서 하느님 사랑이 완결되는 것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예배와 복음증거에 소홀한 것을 용서 받으려 합니다. 또 어떤 신자는 예배와 복음 증거에 정성을 기울느라고 이웃 사랑에 소홀한 것을 용서 받으려 합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이 두 가지 잘못은, 속히 고쳐지지 않으면 안됩니다.
온전한 하느님의 백성이 되기 위하여,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에서 실현되어야 하고, 이웃 사랑은 하느님 사랑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느님의 자녀들을 또한 사랑하게 하시며, 하느님의 자녀들을 사랑하는 일을 통해서 더욱 하느님을 사랑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